가정의 달이 더 서글픈 기러기 아빠
가정의 달이 더 서글픈 기러기 아빠
  • 권기택 경제부장
  • 승인 2007.05.10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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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이다. 해마다 이 달을 기려 장한 효심과 훌륭한 어버이를 표창하고 사회의 불우한 환경을 돌보는 국가적 행사가 봇물을 이룬다.
그러한 이때 이국 땅에서 또 이 땅에서 가족과 떨어져 쓸쓸한 삶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출가한 자녀들이 찾아오지 않아 쓸쓸한 노년을 보내는 어버이가 버려진 상태로 있고 또 자녀를 외국에 공부시키기 위해서 홀로 고국에 남아 고시원과 어려움을 참으며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
이렇게 가족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버린 기러기 아빠가 20만명이나 되는 시대에 살고있다.
본디 기러기는 자신의 가족을 돌보기 위해 유독 헌신을 많이하는 새다. 그런 까닭에 희생과 헌신의 표현으로 기러기아빠라는 용어가 만들어진 것일 게다.
기러기아빠는 이미 사회 일부 계층 속에서만 일어나는,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다. 이렇게 훌쩍 늘어버린 기러기아빠들을 보면 대부분이 외국에 자녀를 보내고 아내가 아이들을 돌보면서 혼자가 된 형태다. 언론에는 고시원을 전전하고 홀로 버려지는 기러기가 많다는 사회현상을 보도하곤 한다.
이런 기러기아빠들에게 5월은 잔인한 달임에 틀림없다. 행여 아내와 사이라도 좋지 않다면 그나마 가족들과 연락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경우도 다반사다. 때문에 기러기아빠로 살면서 외로움을 호소하다가 자살, 자해 소동 등 극단적인 행동에 이르는 사람도 많아지면서 특히 어버이날 등 기념일에 기러기아빠들의 최대의 적은 외로움일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가장 좋은 방법은 떠나 있는 가족들과 만나는 것이지만 만나기 어렵다면 e-메일이나 전화로라도 자주 소식을 주고받으며 외로움을 달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외로움을 혼자 극복할 생각을 하지 말고 기러기아빠들끼리 모여 고민도 나누고 외로움을 해소하는 것도 방법도 좋은 아이디어가 아닐까.
이런 가운데 어느 기관이 조사한 설문조사에는 서울 대부분의 가정에서 가족이 평일 저녁에 함께 보내는 시간은 2시간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평일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1시간 미만이 40.5%에 이른다고 했다. 같이 있는 시간도 많지 않지만 그러나 가족이 항상 어디서나 옆에 없다는 사실이 외로움이다.
이번 설문에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 두 명 중 한 명은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답했고 서로 도우며 사는 사람들의 모임, 조상을 같이하는 피로 맺어진 사람들의 모임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가정의달에 가정은 삶보다 깊은 애정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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