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사람이 우선인가? 생태계가 우선인가?
[논단] 사람이 우선인가? 생태계가 우선인가?
  • 채홍걸 논설 실장
  • 승인 2007.05.1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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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전에서 동서대로의 월평공원 관통도로 개설여부를 놓고 지자체와 환경단체간에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실 사람이 우선인지, 생태계가 우선인지 금방 결론 내리기가 쉽지 않다. 해당 자치단체의 논리는 동서대로는 원래 지난 1991년 대전시계획도로로 기 결정됐고 대전IC에서 삼성동, 태평동, 내동을 거쳐 서남부 신도시로 연결해 서남부 신도시를 거쳐 학하동과 노은지구로 연결되는 대전의 중심 계획도로라고 강조한다.
현재 월평공원 내동 앞에서 도로가 끊겨 제구실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앞으로 서남부권이 개발되면 6만5천명의 인구가 입주할 계획이어서 계룡로와 계백로의 교통상황은 교통지수는 F지수가 될 것이 뻔하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서남부의 2-3단계 까지 건설되면 그 상황은 최악에 달할 것이며 대중교통이 활성화되더라도 기존도로로는 동맥경화 현상이 될 것이기 때문에 월평공원을 관통하는 동서대로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한편 환경시민단체는 한마디로 월평공원의 자연생태계 파괴를 우려해 관통도로개설은 말도 안된다며 극구 반발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월평공원이 자연생태공간으로 새매, 개구리매, 수리부엉이 등 맹금류를 비롯한 한국특산종 물고귀를 비롯한 희귀 동식물 20여종이 서식하고 있어 대전의 자랑거리인 생태계보고를 파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월평공원은 월평에서 정림동 까지 6개동하루 평균 이용객이 1천여명이 넘는 산책코스인데다 숲이 있음으로서 도심에서 발생하는 오염원을 정화하고 주민건강 증진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기 때문에 훼손하면 안 된다고 밝힌다.
이와같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주장에 해당단체에서는 환경훼손 최소화 방안으로 특수공법으로 추진하겠다고 응수하고 있다. 친환경공법은 동서대로 초기설계와 추후설계, 시공시 주변환경과 경관을 고려한 친환경 건설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으로는 월평공원내 터널, 도로공사로 훼손되는 지역은 조경, 나무식재로 복원하고 갑천횡단 교량은 갑천의 물 흐르는 유수부에 교각을 설치하지 않게 함으로서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곧 교량을 중로아치형으로 해서 주변환경과의 조화를 이루는 미관까지 고려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친환경적인 건설공법은 성립되지 않는다며 월평공원은 보전대상이지 최소의 공법을 선택할 지역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서 환경단체들은 대안으로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정책을 펼쳐 나가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왜냐하면 서남부권 개발은 이미 20여년전에 둔산개발 당시 쓴 것과 같은 개발정책이라고 반문하며 자동차 중심의 둔산이 지금 어떠냐고 되 묻는다.
그나마 둔산은 동서남북이 다 뚫려 있어 낫지만 서남부는 앞뒤로 막혀 있기 때문에 자가용 수용, 관리 측면에서 오히려 둔산보다 심각하다고 경고한다. 그러면서 서남부에 들어오는 2015년 전 까지 BRT시스템과 자전거도로 등 대중교통시스템을 도입해서 교통혼잡을 해결하자고 밝힌다.
아무튼 논란의 여지는 아직 남아 있는 상태다. 대전시가 오는 11월 동서대로를 착공하기로 방침을 세운 가운데 환경단체들의 반발 또한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앞으로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당국에서는 공청회나 세미나 등을 통해 좀 더 시민들의 견해를 올바르게 수렴해서 추진하기를 바란다. 시민들의 교통란을 덜어 줄 것인가, 아니면 자연생태계를 보전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박성효 시장에게 달렸다.
친환경 공법으로 추진할 경우 야생동물이 지나다닐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준다면 그래도 최소한 생태계를 보호하지 않을가 생각한다. 강원도 같은 산악지방에도 각종 도로공사로 인해 많은 야생동물이 자동차에 생명을 잃는다고 한다. 인간위주로 만든 도로위로 무작정 건너다가 변을 당하는 꼴이 되고 만 것이다. 시멘트로 야생동물 통로를 막는 누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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