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을 지키라고 세운 파수꾼이 곳간을 터는 격이다. 포럼 소속 한 인사도 “일정을 보니 도무지 혁신포럼이란 이름에 걸맞지 않아 안가기로 했다”고 출장을 취소했다고 하니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시작부터 젯밥에 몸을 던졌으니 가랑잎이 솔잎더러 바스락거린다고 하고 가마솥 밑이 노구솥 밑을 검다 하는 격이다.
감사포럼은 지난해 기획예산처 주선해 공기업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을 바로잡기 위해 만든 모임이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 4월 1일부터 공공기관운영법이 시행에 들어간 마당이다.
제 흉은 눈 감고 남의 흉에 눈을 부릅떠서 감사업무가 제대로 될 것인가. 특히 이들 대부분은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캠프에서 활약했거나 열린당에서 일한 사람이 많고 시민단체와 청와대 출신도 끼어 있다고 한다.
평가포럼을 띄워 시험도 마치기 전에 채점부터 하겠다고 오만방자하게 나서니 휘하들도 안하무인으로 나서는 것 아닌가.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태도는 권력이 만들어낸 당연한 귀결이다. 직무와 관련 외국을 출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직무를 빙자해 본분을 잊는다면 이 또한 지탄의 대상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
포럼의 행사를 탓하는 거이 아니라 포럼 시작부터 예산을 낭비하고 신중치 못한 처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돈이며 국민세금을 마구잽이로 사용하려는 발상부터 없애주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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