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해외 연수제도 개선해야
공무원 해외 연수제도 개선해야
  • 김인철 편집국장
  • 승인 2007.05.20 19: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부 공직자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여론의 질책이 빗발치고 있다.
며칠 전 한 방송사가 고발한 공무원의 미국 연수 실태는 무분별한 해외 연수제도를 이제 손봐야 할 때임을 보여줬다.
미국 미주리 지역에 장기 연수를 간 일부 공무원은 직무 능력 향상보다 골프장을 벗 삼는데 모든 시간을 쏟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 달에 무려 스물 여덟 차례나 골프장을 드나든 경우도 있다. 또 다른 연수생은 파견 기관에는 등록만 해 놓고 여가 활동에 전념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또 지금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고 있는 공기업 감사 21명의 외유성 출장도 감사들의 도덕적 수준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나 싶어 씁쓸하다.
당초 이들은 칠레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 4개국을 10박 11일 동안 돌아볼 예정이었다. 여행 목적은 해당 국가의 공공기관 감사 실태와 혁신 세미나 개최였다. 명목은 그럴 싸 했다. 하지만 일정은 딴판이다.
남미 최대의 이과수 폭포 등 관광지 방문이 중심이고 공공기관 방문이나 세미나는 뒷전이다. 왜 1인당 800만원씩이나 들여 지구 반대편까지 갔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공직자라 해서 해외 연수 중 취미나 여가 활동을 즐겨선 안 되고 위로 차원의 해외 출장을 갈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공직자란 이유로 개인적 욕망을 무조건 버리라고 강요할 수도 없다. 자기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한다면 누구도 비난치 않을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쓰는 돈을 국민이 부담한다는 것이다. 국민이 낸 돈으로 공직자의 해외 활동 경비를 부담하는 것은 공공 서비스의 질 향상이란 분명한 전제가 있다.
과연 골프 연수와 이과수 관광이 어디에 도움이 되는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현 정부는 지난 4년여 동안 공공부문 혁신을 국정 과제로 내세워 왔다.
그럼에도 국민의 돈으로 여가 활동에 치중커나 관광이나 다니는 사례가 드러나면서 정부의 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심스럽다.
그렇다고 이번 일로 정부나 공직 사회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삼가해야 한다. 조그만 상처 하나 생겼다고 큰 병이라도 난 양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 상처 난 부분만 도려내면 그만이다.
이런 차원에서 정부는 전문성과 도덕성이 없는 정치권 출신 감사들의 교체를 적극 검토해야 함과 동시에 공무원 해외 연수제도의 문제점을 주저 없이 개선해야 함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