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충남대 미래 어이하면 좋을까
[논단] 충남대 미래 어이하면 좋을까
  • 채홍걸 논설 실장
  • 승인 2007.05.2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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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의 대표적인 국립대학인 충남대가 지금 심한 홍역을 앓고 있다. 임기가 보장된 선출직 총장이 대내외의 거센 퇴진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자진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가장 순결하고 고귀하며 추앙을 받는 상아탑의 총지휘자가 하루아침에 보따리를 싸서 물러났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지역주민들은 양현수 총장 개인의 명예가 땅에 떨어진 것 보다 충남대라는 조직의 명예가 훼손된데 대해 더 우려하고 있다. 어찌하여 이 지경이 되었단 말인가? 하기야 양 총장의 도덕성과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과 우려가 불거져 나온 것은 오래되었다.
지난 2005년 취임이후에 호화공관문제, 정심화 문화회관 명칭변경추진, 행정도시 입주실패, 공주대와의 통합무산 그리고 한의학 전문대학 유치 문제 등 커다란 정책과제들이 실패하면서 리더십에 치명타를 입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국립대 총장으로서 몸조심해야 할 정치적 모임인 고건 전 총리의 희망연대 공동대표로 활약해 대내외로 거센 비판을 받음으로서 총장직을 사유화한다는 지적까지 받았다.
이에 따라 양총장의 행태를 지켜보던 충남대 총동문회와 민주화 교수협의회는 공개적으로 경고하기에 이르렀다. 더구나 루머에 관련된 측근 인물들을 교수로 임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며 사퇴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진 정책연구비 편파배정 등은 헤어날 수 없는 도덕성 흠집이 되었다. 이렇게 해서 건너지 못할 강을 건너 스스로 무덤을 판 격이 되었다. 국립대 충남대 호는 이제 선장 없는 항해를 하게 되었다. 당장은 학교규정에 따라 교무처장이 총장대리 형태로 꾸려 나가게 됐지만,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
난파된 충남대 호를 추수려서 글로벌시대에 걸맞는 경쟁력있는 대학캠퍼스로 육성발전하기 위해선 조직원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며 제도상 고칠 것은 과감하게 도려내는 작업이 요구된다. 국내에 있는 타 대학들은 구조조정 등을 통해 굴지의 세계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학내 교직원 간에 파벌싸움이나 하고 이권쟁탈로 허송세월을 보낸다면 퇴보가 아니라 생존경쟁에서 도태하고 말 것이다.
가장 존경받는 국립대 교수집단이 학문과 학술연구에 게으름을 피운다면 머지않아 그 대학은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하루속히 조직원이 머리를 맞대고 중지를 모아서 충남대 중흥을 도모해야 될 것이다. 총장이라는 책임자를 선출할 때는 후보자의 성격, 가치관 도덕성문제 까지 검증을 확실하게 거쳐야 되며, 총장직선제 문제도 심도있게 다루어서 학연과 지연 같은 패거리로 선출하는 부작용을 최소한 배제해야 될 것이다.
현재와 같은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고비용선거, 또 선거과정에서 도와준 사람 챙기기를 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면 충남대 호의 미래는 어느 누구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잃어버린 충남대의 리더십을 되찾고 정책추진 실패로 땅에 떨어진 조직원의 사기를 하루속히 어루만져 줄 위대한 주인공(총장)을 만드는 일은 충남대조직원 여러분 스스로 풀어야 된다.
어느 누구의 도움으로 이뤄질 사안이 아닌 만큼 환골탈태하는 자세로 이 위기를 극복하기 바란다. 국립대 충남대의 추락은 조직원만의 아픔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에도 막대한 손해가 된다. 충남대의 명예는 곧 충청인의 명예요, 자긍심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비 온 후에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이 있다.다시 거듭나는 충남대학교의 위상을 5백만 충청인과 함께 5월의 푸른하늘에 그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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