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새로운 시대에 걸 맞는 시민운동 절실
[데스크 칼럼] 새로운 시대에 걸 맞는 시민운동 절실
  • 김수환 부장
  • 승인 2007.05.21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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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민단체들을 바라보면 안타깝다. 여전히 시민사회가 주요 의제들을 만들고 확립해가야 한다고 여기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돌이켜 보면 시민사회가 사회적 의제를 선점하고 주도해온 것은 아마도 2000년 총선시민연대가 마지막이 아닌가 싶다.
정치권의 무능함에 실망한 국민들은 그 대리기능을 시민단체들로부터 찾으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방면에서 90년대 시민사회시대를 활짝 열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정치세력에 의해 시민단체에 대한 터무니없는 매도가 이뤄지기도 했다. 동시에 지식인 중심의 시민운동은 점점 설자리를 잃어갔다.
일방향성 지도와 안내, 계도의 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시민사회의 정치적 대의기능도 사라졌다.
시민단체들은 보다 향상된 운동방식을 만들어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소가 닭 쳐다보듯 했다.
시민단체의 결정적 위기는 불필요한 경쟁과 질시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시민운동이 지역주의의 장벽에 부닥쳐 고전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정보통신혁명의 의미를 충분히 깨닫고 미래를 준비하지 못했던 지적 게으름과 오만이다.
독과점화한 지식으로 배타적 기득권을 누리던 개혁적 지식인들조차 미래를 성실하게 준비하지 못하고 대중과의 소통을 통한 풍부한 의제설정기회를 스스로 걷어차 버렸다.
게다가 시민단체가 정치세력에 앞서 대안 없이 비난하고 나서는 행태를 보임으로써 결국 시민단체 스스로의 위상을 추락시켜 시민운동의 침체와 어려움을 불러왔다.
이렇듯 90%이상의 국민지지를 받던 시민운동이 총선시민연대운동 때에는 70%로 하락했고, 그 이후 사회적 의제를 선점하지 못한 채 최근에는 내리막길을 하염없이 걷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스스로 성찰해야 한다. 기존 관성에 매몰된 행동양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평을 찾아야 한다.
이전 재야운동과 계급운동이 조직을 중심으로 활동해왔다면 앞으로 시민운동은 의제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새로운 개념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새로운 의제설정을 위한 시민사회 일부의 노력이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정책대안을 준비하는 싱크탱크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시대정신에 걸 맞는 의제를 선점하고 정책을 개발해 확산함으로써 선진시민국가를 지향하려는 자세가 지금 시민운동의 위기를 타개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
지금은 대중과의 소통 속에서 확립한 새로운 시대관점을 정리하고 확산시킴으로써 시민사회 본래의 지향점을 회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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