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정리 오래 안걸린다” 이완구 지사 사퇴 초읽기 돌입
“입장 정리 오래 안걸린다” 이완구 지사 사퇴 초읽기 돌입
李 대통령 당 결속 강조속 ‘당내 반발 여전’
  • 김인철 기자
  • 승인 2009.12.0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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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上>이완구 충남도지사가 국회귀빈식당에서 열린 한나라당 세종시특위 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들이 ‘세종시 원안추진이 안 될 경우 지사직을 사퇴 할 것인가’라고 질문을 하고 있다.<사진 下>이완구 충남도지사가 국회귀빈식당에서 열린 한나라당 세종시특위 간담회에 참석해 세종시 원안수정의 문제점 등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사진 = 최병준 기자
친박 입장 불변속 이 지사 “논의절차 잘못” 지적


이명박 대통령이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백지화를 위해 당내 결속을 강조한 가운데, 당내 반발은 여전하다.
박근혜 전 대표는 물론 친박계 의원들은 이른바 ‘원안 고수’ 입장에는 변함이 없음을 거듭 확인했다.
친박계 유정복 한나라당 의원은 1일 한 라디오 프로에 출연, “세종시 문제가 흥정하고 거래하고 타협할 대상이냐”면서 “친이-친박 간 어떤 물밑접촉도 없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저녁 이명박 대통령과 헝가리 대통령의 만찬 자리에 박근혜 전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어서 신경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날 오전 한나라당내 세종시특위는 이완구 충남도지사를 참석시켜 도내 여론 추이를 경청했으나 이 지사는 이미 도지사 자진 사퇴 배수진까지 치며 특위위원들에게 세종시 원안 추진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 지사는 실제로 특위 회의에서도 정부와 당의 백지화 방침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이 지사가 회의 시작 전 “KTX를 타고 오니 58분밖에 안 걸린다”며 정부의 세종시 비효율 지적에 부정적 입장을 취하자 이 지사의 정확한 뜻을 이해 못한 듯 정의화 특위위원장은 “그래서 전부 서울로 오니 지방이 죽을 판”이라고 엇갈린 대답을 했다.
이에 이 지사는 “동경은 신칸센을 타고 한두 시간 출퇴근하는 게 예사인데 우리는 너무 공간적 개념을 좁게 보는 것 같다”고 반박하며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얘기를 요청받은 게 처음이다. (세종시)논의 절차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정 위원장은 “세종시 문제를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인가 봅니다”라고 쓴 웃음을 지었다.
본격적인 토론에 들어간 이 지사는 특히 정부측의 세종시 대안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대해서도 “원래 있던 원안의 실천방안일 뿐 새로운 게 없다”며 “행정기능만 쏙 빠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친이직계인 백성운 의원은 “행정부처가 와야 한다는 원안만 주장하기보다는 도지사로서 중앙정부의 시각에서 균형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며 “한 시간 정도 출퇴근하는 것과 정부 기능을 120㎞밖에 두는 것과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정부의 ‘행정 비효율성’을 내세운 것에 대해서도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아느냐”며 “법치와 신뢰라는 무형의 가치가 이를 넘고도 남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계진 의원은 “법적 구속력 없이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무기명 비밀투표 결과로 세종시 문제를 결론내자”고 이색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갑론을박이 계속 이어지자 정의화 의원장도 “양심에 비춘 대통령의 고뇌나 이 지사를 위시한 충청도민의 입장 역시 국가 발전과 후손을 위한 애국심의 발로”라고 봉합에 나서면서, “수정안이 나오고 이 지사의 고견이 필요하면 다시 초청하겠다”고 말하며 이날 회의의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한편 이완구 충남도지사는 회의 직전 자신의 거취에 대해 “오늘 지도층 인사 500여명을 모셔 말씀을 듣고 최종 결심을 하겠다”며 “입장을 정리해 적절한 시점에 발표할 것이다. (그러나)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도지사 사퇴 확인은 뒤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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