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2006’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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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파 왕국의 멸망
  • 서규석 박사
  • 승인 2007.02.08 2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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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파의 판두랑가 왕조 시대의 왕의 인장. 크메르 제국, 대월국과 자웅을 겨루었던 참파는 베트남의 남진에 밀려 왕국을 상실했다. 사진은 세금관련 내용을 산스크리트어로 기록하였으나 인장은 중국어로 표기된 것이 특징이다.
▲1360년 제봉아의 등장과 비자야의 최종적인 포기(1471년)

조르쥬 마스페로는 자신의 저서인 ‘참파 왕국’에서 제봉아의 통치기를 “참파 왕국의 절정”으로 평가하였다.
그러나 이 수식어는 그의 치세기가 갖는 중요성을 완전하게 설명하는데 매우 위험한 개념이다.
그는 치세기에 많은 군사적 승리를 거두었으나, 이것은 석양의 태양에 비유될 수 있다.
대월인이 수세기에 걸쳐 수많은 인구와 병력을 통해 가해오는 압력에 대응하여 이들을 제지하려는 제봉아의 시도는 제국이 무너지기 전의 마지막 불꽃에 지나지 않았고, 재정복 지역 또한 오래 유지되지 못하는 운명이었기 때문이다.
참파의 마지막 황금기를 장식한 제봉아에 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명사’에서 아답아자(阿答阿者)를 참파의 왕으로 봉한다는 기록이 나오는 데, 역사적인 이 인물은 참파의 학자 E. 기용(Guillon)에 의하면 1390-1401년에 통치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세데스는 '비나수오르'란 이름으로 참인의 역사적 전설 속에 살아있는 인물이라 하였다.
제봉아의 통치는 1360년경에 시작되었다.
제봉아는 우선 몽골의 쇠퇴에 편승하여 기회를 이용하였고, 그 다음에는 명의 태조와 협상하여 1369년에 참파의 왕으로 인정받았으며, 1361년부터 1390년까지 일련의 대월 군사원정에서 승리를 얻었다. 이 같은 원정은 거의 중단 없이 계속되었다.
1361년에는 다리 항구를 약탈하였고, 1368년에는 ‘참파의 동굴’로 불리는 오늘날의 쾅남(廣南)지방을 공격하여 대월을 패배시켰다. 1371년에 통킹 델타를 침입하여 하노이를 약탈하였다.
1377년에는 비자야의 코앞에서 대월군을 격파하고 왕 진예종을 살해하였으며, 뒤이어 통킹을 다시 침입하여 하노이를 약탈하였다.
1384년에 육로로 통킹을 공격하였다. 그리고 1389년에 통킹에서 새로운 군사원정에서 승리하였다.
이것으로 그의 모험은 끝이었다. 그는 군사원정 중에 하급장교의 모반으로 살해되었다.
제봉아가 탄 배는 포위되어 1390년 2월에 살해되었고, 그의 군대는 철수하였다.
이 사건으로 참파의 승리 행진은 중단되었고, 안남은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제봉아의 장군이었던 자가 왕위에 올랐는데, 참파비문은 그를 자야 싱하바르만이라 칭하였다.
자야 싱하바르만은 구름고개 북쪽에 있는 전 영토를 포기하고 대월에게 내주지 않으면 안 되었다. 오늘날 쾅빈, 쾅치 지방이 이에 해당한다.
그는 1400년에 사망하였고, 그이 아들인 응아욱 클라웅이 왕위를 물려받았다.
이 왕은 치세 중반인 1432년에 인드라바르만이란 이름으로 대관식을 가졌다.
‘명사’의 기록에는 그의 이름을 점파적뢰(참파디라자)로 하였다. 대월의 연대기는 이 왕을 바딕라이로 기록하였다.
그의 치세기는 처음부터 불안정하였다. 1420년에는 그는 대월과의 전쟁을 포기하고 오늘날의 쾅남 지방, 즉 인드라푸라를 포기했다.
이 지역은 고대 참파의 심장부이며 바드레슈바라(미손) 사원이 위치한 곳이다, 그는 1407년에 중국의 지원을 받아 이 곳을 회복하였다.
그러나 대월국의 레 로이가 1428년에 즉위하면서 재설정 단계에 들어섰고, 1471년에 참파는 비자야로부터 철수하여 국가로서의 명맥을 상실하였다.
1471년 비자야는 대월인의 수중에 영원히 넘어갔고, 6만 명이 살해되었으며 3만 명이 포로가 되었다.
이 가운데는 왕 자신을 포함하여 50명의 왕족이 포함되었다.
그 이후에도 참파는 일시적으,로 명맥을 유지했으나 베트남 남부의 영토로 국한되었으며, 오늘날까지 참인들이 최후로 거주하는 지역이 되었다.

서규석 씨는 중앙대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자치경영개발원에 재직하면서 대학에서 문명사를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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