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투어로 ‘한밭’ 대전을 즐기자!!
1일투어로 ‘한밭’ 대전을 즐기자!!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하게 되는 대전’ 대전의 박물관으로 추억여행을…
  • 충남일보
  • 승인 2009.12.3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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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은 어떤 곳일까? 평범한 것처럼 보이나 비범한 곳으로 알려진 대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1일투어상품을 통해 휴일나들이 한번쯤 즐겨볼 만 하다.
대전이란 도시 역시 많은 사람들이 업무적으로든 사적인 방문으로든 수없이 드나드는 곳이지만, 제대로 모르는 도시 중 하나임엔 분명하다.
잘 다듬어진 도심의 모습은 겨울날 더욱 삭막하고 까칠한 느낌마저 줄 수도 있다.
대전(大田)은 한반도의 중심부에 위치한 큰 밭, ‘한밭’이다. 300~400m 정도의 나지막한 산들이 도시를 감싸 안고 있으며, 도심 가운데로 3개의 하천이 흘러가는 예로부터 살기 좋은 곳이었다.
기원전 10만 년 전, 우리의 돌식이는 그 사실을 미리 감지했는지 일찌감치 갑천과 금강 변에 터를 잡고 살기 시작했고, 청동기인들은 대전 서구 괴정동에서 놀라운 기술력을 뽐내기도 했다.
오늘날 대덕연구단지의 기술력은 이미 그 시절부터 태동했는지도 모른다.
세월은 흘러 삼국으로 나누어진 한반도에서 대전은 백제에 속했던 지역이었고, 대청호 너머 옥천 보은 등은 신라 땅이었다.
위례성에서 웅진(공주)으로 도읍을 옮긴 백제는 접경이었던 대전의 산줄기를 따라 많은 성을 쌓게 되는데, 초소처럼 구축된 성들이 자그마치 40개가 넘게 남아 있으니 ‘산성의 도시’라 할만하다.
그 후 조선시대에 대전은 우리나라 양대 학문 중 기호학파의 중심 지역으로 우암, 동춘 같은 뛰어난 선비들이 제자를 양성하며 꿈을 펼치던 곳이었다.
또 대전은 박물관의 도시이기도 하다. 도대체 박물관이 몇 개나 있을까? 2009년 한국박물관 개관 10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된 전국 박물관 미술관 지도에 의하면 대전에는 21개의 박물관이 있다.
전시관까지 합하면 24개 정도 된다고 하니 단일 도시로는 서울 다음으로 많은 숫자이다.
간혹 대전에서 태어난 사람마저 대전은 갈 곳이 없고, 볼 것이 없는 곳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정말 무심한 소리이다. 그야말로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하게 되는 법이다. 마음은 부산한 새해지만 대전의 박물관으로 추억여행을 떠나보자.

대전의 박물관은 대체로 연구단지 주변에 모여 있다. 국립중앙과학관을 비롯해 첨단과학관, 화폐박물관, 지질박물관 등이 차로 5분 거리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 지역은 박물관 외에 엑스포 과학 공원과 연구원 전시관, 시민천문대도 있어서 볼거리가 다양하다.
갑천을 사이에 두고 정부대전청사가 자리하고 있는 둔산 지역 역시 대전 문화예술의 메카라고 할 수 있다.
도심 최대의 수목원인 한밭수목원을 중심으로 문화예술의 전당과 시립미술관, 이응로 미술관, 천연기념물센터 등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 도심에서 간단하게 대전을 둘러보고 싶다면 갑천을 중심으로 둔산 지역과 연구 단지를 둘러보아도 좋을 일이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니 우선 천연기념물센터로 들어가 보자.
천연기념물센터는 대전정부청사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데, 우리나라 천연기념물이 가지고 있는 문화 생태적 가치와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07년 4월에 개관했다. 이곳에 가면 진돗개, 독수리, 어름치, 화석, 노거수 등 우리나라의 다양한 천연기념물 ‘자연보물’을 만나고 배울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천연기념물 제1호는 무엇일까?
국보 1호 숭례문은 알아도 천연기념물 1호는 잘 모를 것이다. 비밀이다. 다만 대구에서 오신 분들은 자부심을 가지고 꼭 방문해보길 권한다.
최근 이곳에는 공룡시대의 바위가 이사를 와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어느 날인가 제법 큰 바위(30t이라고 함)가 전시관 입구에 턱하니 버티고 있어서 이리저리 살펴본 적이 있는데, 그 바위가 글쎄 중생대 쥐라기에 생성된 것으로 강원도 정선군 조양강변에서 대전 천연기념물센터로 이사 온 것이란다.
중생대는 약 2억2500만 년 전에서 6500만 년 전까지로 트라이아스기, 쥐라기, 백악기로 나뉘는데, 그럼 도대체 바위는 몇 살이나 된 것인가?
공룡을 닮은 바위의 나이도 맞춰보고 정원에 있는 충북 보은 속리산 정이품 소나무의 아들나무도 찾아보자.
아들나무도 아버지나무처럼 멋진 모습을 하고 있을까?
천연기념물센터를 나와서 갑천을 건너가면 엑스포 과학 공원에 이르게 된다. 엑스포공원은 최근 대전의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는데, 변화의 속도를 따라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미래가치에 대한 고민이 왜 필요한지 절절히 보여주고 있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엑스포 공원이 좋다. 빽빽한 아파트 숲에 둘러싸인 도심에서 갑천을 시원스레 바라볼 수 있고, 꼭 한번 와야 했던 우리 모두의 엑스포 추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첨단과학관은 엑스포공원 안 한빛탑 옆에 자리하고 있어서 쉽게 찾아갈 수 있다. 2007년 4월 개관한 첨단과학관은 93년 대전엑스포 당시 정부관을 개조해 만든 곳으로 대덕연구단지 17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4,500여㎡에 이르는 대규모 전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연구단지에 연구소는 일반인들이 쉽게 드나들지 못하는 곳인지라 그나마 이곳에서 아쉬움을 달래야 한다. 로봇도 만나보고, 전기자동차도 타보고, 어느 행성에서 몸짱이 되는지 몸무게도 알아보자.
국제우주대회를 거치면서 좀 더 단장된 첨단과학관, 바로 옆에 있는 한빛탑과 전기에너지관, 천체관을 함께 둘러보아도 좋다.
화폐박물관은 엑스포공원 맞은편 국립중앙과학관 뒤쪽으로 자리하고 있다.
탄동천을 앞에 두고 매봉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데, 점심시간나절 국립중앙과학관에서 화폐박물관까지의 천변 길은 산책로로 최고의 코스이다.
88년 개관한 화폐박물관은 4개의 상설전시장에 12만여 점의 화폐자료 중 4천여 점이 시대별 종류별로 전시되어 있다. 1층에 주화에서부터 지폐, 우표, 여권, 훈장 등 다양한 화폐를 살펴볼 수 있는데, 늘 사용하는 돈에 대해 새삼스러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나 화폐박물관이 재미있는 이유는 다른 것에 있다. 전시되어 있는 화폐를 관람하다보면 나이에 따라 사용했던 돈이 다르다보니 옛날 버스토큰 이야기며, 승차권, 만원버스에 매달려 등교하던 이야기에 라면 값, 쌀값까지 옛 추억들이 주렁주렁 열리게 되는 것이다.
옛 속담에 ‘돈이 없으면 적막강산이요 돈이 있으면 금수강산이라’ 했는데, 돈을 보는 것만으로도 금수강산 부럽지 않은 이야기꽃이 피게 되지 않을까?
게다가 박물관으로 들어서는 길은 온통 벚꽃나무 길이다. 봄날 해사한 꽃망울을 터뜨린다면 돈 구경보다 꽃구경에 절로 입이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 꽃 피는 봄이 오면 멀리 꽃구경 갈 것 없이 잠시 화폐박물관에 들러보자. 돈 구경 꽃구경, 그야말로 일석이조 아닌가?
눈이 아플 만큼 돈 구경을 했다면 이제는 돌 구경을 가보자.
화폐박물관을 나와 구성교를 건너서 우회전하면 5분 거리에 지질박물관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돈과 돌을 전시하는 박물관이 이웃하고 있는 것이다.
돈과 돌, 평범한 우리야 돈을 돌같이 볼 수 없고 돌을 돈같이 볼 수 없지만, 이 두 박물관을 가게 되면 결국 돈도 돌도 하나임을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
지질박물관은 2001년 개관했는데, 3개의 상설전시관에서 다양한 광물 암석 화석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시간을 잘 맞추면 지진체험도 할 수 있으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에 대해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지질박물관 부근에는 시민천문대가 있다. 일반인이 자유롭게 별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오후 2시 이후에 방문하면 10인치 국내 최대 굴절망원경을 통해 태양의 홍염을 관찰할 수도 있다. 가족과 함께 별 헤는 밤을 보내보면 어떨지…
금요일, 토요일 밤엔 자그마한 별★음악회가 열리는데, 별빛아래 펼쳐지는 음악회는 또 다른 추억이 될 것이다.
탑립동에 여진불교미술관이 있다.
대전시 무형문화재 제6호로 지정되어 있는 불상조각장 이진형 장인이 전수자를 양성하고자 다양한 불교미술의 전시공간을 마련한 곳으로 도심이면서도 한적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대덕밸리나들목의 테크노밸리 아파트 쪽이나 전민동 엑스포 아파트 쪽에서 찾아 들어가면 된다.
이곳은 무엇보다도 은은한 향과 함께 맛보는 차(茶) 맛이 일품이다.
알싸한 겨울바람을 맞으며 야외 전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서 마시는 한 잔의 차, 이곳을 다녀온 나의 친구들은 모두 그 한적함과 은은함에 빠져버렸다고 한다.
사실 박물관은 하루에 두 군데 이상 보기가 어렵다. 부모들은 욕심껏 보여주고 싶어 하지만, 아이들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곳 중에 하나가 바로 박물관이다.
대부분 고리타분하고 실내에서 전시관의 유리벽 너머로 살펴보는 것이니 재미있다고 우기기만 할 수도 없다. 그 나이 때 우리 역시 박물관을 좋아했던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그러나 요즘 박물관이 정말 재미있어졌다. 이곳저곳 헤매며 찾아보아야 할 것을 일목요연하게 한자리에 모아준 박물관은 이미 과거의 것이 되어버린 우리의 삶을 가두어 놓았지만, 그곳에서 현재의 우리를 만나고 미래의 우리를 꿈꾸는 것은 아닌지…
찬바람 부는 겨울날엔 박물관에서 대전을 만나보자.

☞ 돌아본 코스

천연기념물센터(한밭수목원, 시립미술관, 이응로미술관) - 첨단과학관(한빛탑) - 화폐박물관 - 지질박물관(시민천문대) - 여진불교미술관

☞ 맛 집

정부청사 쪽 둔산동, 엑스포공원 쪽 도룡동과 전민동에 먹거리 집이 많고, 대전의 대표 음식으로는 돌솥밥, 삼계탕이 특색음식으로는 칼국수와 두부두루치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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