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학부모들 교권침해 문제없나
[기자수첩] 학부모들 교권침해 문제없나
  • 박희석 기자
  • 승인 2007.05.31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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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래 가지고는 우리 아이들이 교육을 잘 받을 수 없다.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처럼 가장 존경받아야 할 교사가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매 맞고 고소당한다면 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한 창의적인 교육은 생각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학생의 인격권이나 학부모의 교육 참여권도 중요하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가 무서워 교사들이 가벼운 체벌조차 주지 못하고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할 때 그 피해는 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교권 회복이 시급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스승의 날을 맞아 실시한 교원 설문조사에서도 교직이라는 직업에 대해 72.6%가 만족하고 불만은 3.8%에 그쳤다. 하지만 절반 이상(52.6%)이 ‘교권 침해가 우려돼 소신 있는 교육을 하는 데 영향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교총에 접수된 교권 침해사건은 179건으로 학생ㆍ학부모에 의한 부당행위 피해가 89건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이는 2005년의 52건에 비해 71%나 증가한 것이다.
교권 침해 원인으로는 학생 지도 및 학교 운영이 26건으로 가장 많았고 학내 폭행ㆍ협박 24건, 학생 체벌 20건 등이었다.
특히 학생 지도 및 학교 운영과 관련한 교권 침해 사례는 2004년 20건, 2005년 23건, 2006년 26건으로 계속 늘고 있으며 학생 지도 과정에서 발생하는 교사에 대한 학생의 폭력이 잦은 것으로 분석됐다.
학교 안전사고의 경우도 교육활동과의 관련성 여부를 떠나 학교장이나 담당 교사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사표 종용 등 과도한 요구를 하기 일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가 폭언과 함께 교사에게 손찌검ㆍ멱살잡이를 하거나 의자를 집어던지고 무릎까지 꿇게 한 사건은 오늘날 교권이 얼마나 추락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마디로 교사들이 동네북 신세로 전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교권 침해 상황이 이 지경인데 교사들이 무슨 권위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땅 바닥에 떨어진 권위로는 학생과 학부모의 수업 불응이나 수업 방해를 막을 수 없다. 학부모들의 무리한 항의나 협박, 무고성 민원은 교사들의 머리와 손발을 현상유지 상태로 묶어 놓을 뿐이다.
국ㆍ공립 교원과 달리 사립학교 교원은 불리한 처분이나 교육권 침해를 당한 경우 고충을 처리할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으며 교권보호위원회 신설 및 교권옹호기금 확충 등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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