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교사의 권위 무엇으로 지켜주나
[데스크 칼럼] 교사의 권위 무엇으로 지켜주나
  • 김수환 부장
  • 승인 2007.06.04 19: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선생님들은 매를 높이 들었다가 카메라 폰 소리에 화들짝 놀라 손을 내리는가 하면 어떤 학생들은 제 세상을 만난 듯이 거들먹거리기도 한다.
공교육이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고 교실붕괴니 교권추락이니 하는 마당에 교사들에게서 체벌마저 빼앗아버리면 이제 그나마 남아 있는 한 줌 교사의 권위는 무엇으로 지켜준단 말인가.
예전에는 때리는 선생님이나 맞는 학생이나 대부분 아무 생각이 없었고 나중에 이를 전해 듣는 학부모도 아무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맞을 짓을 했겠지’하는 태도를 보였던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교실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활을 실시간으로도 부모에게 전송될 수 있으며 인터넷에라도 올려버리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공교육은 그 자체가 이미 체벌의 온상이나 마찬가지이다. 나무의 본성을 키워주는 교육이 아니라 나무를 기성세대의 입맛에 맞게 다듬는 것을 교육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공교육은 이미 각종 규제와 통제의 전시장이다. 해라, 하지 말아라 하는 그 모든 규정을 지키지 못하면 처벌이 있어야 하고 좌우 가이드라인의 폭이 좁으면 좁을수록 아이들의 운신의 폭은 별로 없다.
제도의 잘못을 모두 교사의 잘못만으로 돌릴 수는 없다. 심지어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체벌을 하지 않는 방식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체벌을 금지하는 모양새는 더더욱 좋지 않다.
아이들 앞에서 교사들의 팔을 비트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교육의 3주체라 할 교사와 학부모, 학생 사이에 가로막힌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율의 범주를 넓히는 것이다. 각종 규제와 통제에서 자유롭도록 공교육의 스타일을 바꾸어야 한다.
또 교사는 정년이 보장된 안정된 직장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항상 스스로를 혁신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나로 인해 한 학생의 인생이 좌우될 수 있음을 명심하고 참 스승, 참 교육을 떠올리며 교단에 서야 한다.
학부모는 이러한 일의 원인이 가정에서 담당하여야 할 예절 교육의 부재에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 자녀 가정이 늘어나면서 버릇없는 아이들이 늘어나는데 감정 섞인 체벌의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꺼내면 ‘스승이 어디 있느냐’는 반문이 돌아오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은 ‘군사부일체’의 신뢰의 장이 되어야 할 학교가 불신의 장이 되고 있어 이 땅의 교사들에게 다시금 힘을 실어주어야 할 때라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