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2006’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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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 문명의 위치(1)
  • 서규석 박사
  • 승인 2007.02.11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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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나짱의 포 나가르 사원. 참파의 대표적인 힌두사원이다. 인도, 인도네시아의 건축양식의 영향을 받아 사원구조가 유사하다.
15세기 힌두문명의 소멸이 몽골의 정복이란 단일 요소에 의한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600년 동안 동남아시아에서 일어났던 장엄한 앙코르 문명에 관해서 소개했다.
그리고 간간이 주변의 고대 국가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크메르 제국과 참파 왕국의 멸망을 소개하면서 13세기 동남아시아 전 지역에서 힌두 문명의 쇠퇴가 몽골의 충격에 의하여 가속화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우리는 그 이전 세기부터 힌두문명이 쇠퇴하는 징후를 찾아볼 수 있다.
이 쇠퇴를 뒷받침하는 원인은 힌두문명을 흡수한 대다수 원주민들이 점점 더 자신들의 원래 관습으로 빠져들고, 산스크리트 문화의 보호자인 세련된 귀족정치가 점자 쇠퇴하기 시작한 데 있다.
특별한 형태로 왕실의 신앙 및 개인 신앙이 된 힌두교와 대승불교는 대중들에게 적합한 것이 절대로 아니었다.
이것은 대중들이 싱할리 불교를 손쉽고, 그리고 빠른 속도로 수용한 이유로도 설명할 수 있다.
몽골의 정복에 의해 야기된 분열과 혼란은 낡은 정치집단, 낡은 문화복합체를 잇달아 파괴하였다.
즉, 크메르 제국, 참 왕국, 버마왕국을 연달아 파괴하였다.
이처럼 해체의 요소들은 최종적으로는 자신들이 자리를 차지할 때까지 상호 결합작용에 의하여 재 조직화되었다.
버마 왕국과 페구 왕국, 타이인의 아유타야 왕국, 라오스인의 란상 왕국 등이 이런 결과로 나타났던 것이다.

▲힌두문명의 우입과 더불어 시작된 동남아시아의 역사

이제 기억을 거슬러서 힌두문명이 출현했던 역사시대로 소급해보자. 동남아시아에서 최초로 힌두화 된 왕국의 역사는 서기 2세기에 시작되었다.
중국의 역사가들 덕택에 가장 오래되었고, 또 잘 알려진 힌두 왕국은 앙코르 왕국의 전신인 부남과 참파의 전신인 임읍이다.
부남은 캄부자인의 왕국 진랍국에 앞서 등장한 나라로 메콩 강 하류에서 형성되어 일종의 제국 또는 힌두화된 소 국가의 연방체제로서 유지되었다. 그리고 그 군주는 ‘산의 왕’이란 칭호를 사용하였다.
임읍 혹은 고대의 참파는 그 발상지가 후에 지방이지만 북쪽을 향하여 세력 확장을 시도한 반면, 월남인은 그와 반대 방향으로 압력을 가하였으며 또한 중화제국과도 정치적으로 대립하였다.
이 현상은 힌두화 된 참인과 제3장에서 언급한 중국화된 월남인 양국이 수세기에 걸쳐 대립하는 드라마의 서막이었다.
4세기 중반, 갠지즈 강 유역과 남인도 지방을 사무드라굽타 황제가 정복함으로써 동방을 향한 새로운 이주를 촉발시켰다.
그 결과, 부남에서는 한 사람의의 인도-스키타이 출신이 세력을 확보하였고, 해외에 힌두화를 촉발시키게 되었다.
이 시기에 동남아시아에서는 부남국의 성장과 문화적 우월성이 돋보였다. 아울러 이 시기는 대체로 중국사에 있어서 혼란기 즉, 3국6조 시대와 일치한다.
6세기 후반, 메콩 강 하류에 있던 부남제국은 붕괴되었다.
그리고 그 폐허 위에서 크메르 인의 캄부자 왕국이 건국되었다.
동시에 인도차이나 반도의 서부에 새로운 두 세력이 출현하였다.
그 하나는 몬 인에 의해 세워진 드바라바티 왕국으로서, 그 발상지는 메남 강 유역의 분지였다.
또 하나는 이라와디 분지에서 일어난 퓨(驃)인의 왕국이었다.
중국의 진(晋)왕조와 진(陳)왕조의 약체화가 구름고개 앞뒤에 있던 참인의 왕들에게 권력 강화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자바는 중국의 역사서에 가릉(訶陵)이란 명칭으로 등장하였다.
이처럼 베트남 지역의 힌두왕국 참파는 중국대륙의 주역이 교체되는 정치적 환경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고, 그에 따라서 전쟁과 평화가 엇갈렸다.


서규석 씨는 중앙대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자치경영개발원에 재직하면서 대학에서 문명사를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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