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루니’ 정대세(26·가와사키 프론탈레)가 제대로 사고를 쳤다.
월드컵을 앞두고 “무엇보다 브라질과의 경기가 가장 기대된다”고 했던 정대세는 자신의 바람대로 월드컵 무대에서 골은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16일 ‘삼바군단’ 브라질을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전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정대세를 앞세운 ‘천리마군단’ 북한은 브라질과의 2010남아공월드컵 G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1-2로 석패했지만 아쉬움보다는 희망의 불씨를 찾은 귀중한 경험을 했다.
경기에 앞서 생애 첫 월드컵 출전의 감격에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모두를 놀라게 했던 그는 실제 경기에서는 더욱 놀랄만한 기량을 선보였다.
세계적인 명문 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브라질 수비수들과의 몸 싸움에서도 뒤지지 않았던 정대세는 경기 종료 직전 상대 수비들을 무력화시키는 헤딩 패스로 지윤남(34)의 골을 이끌었다.
정대세의 이같은 맹활약은 개막에 앞서 일찌감치 점쳐졌다.
지난달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2골을 터뜨리며 2-2 무승부를 이끌었던 정대세에게 해외 언론들은 “그리스가 두 번이나 먼저 골을 넣고도 정대세의 활약에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그는 한 차원 높은 기량을 선보였다”고 극찬했다.
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모두가 쉬운 상대는 아니지만 이들을 상대로 골을 넣는다는 것은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라는 것을 의미한다. 1경기당 1골을 넣어보고 싶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던 정대세의 도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브라질과의 경기는 조별리그 첫 경기에 불과했다.
정대세의 날카로운 눈매만큼이나 뛰어난 실력이 제대로 빛날 시간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이다.
포르투갈에는 축구계 최고의 이적료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의 유니폼을 입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5)가 있다.
‘인민루니’라는 별명에 “나는 루니가 아니라 드록바의 스타일에 가깝다”며 꼭 만나보고 싶다고 했던 2009~201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디디에 드록바(32·첼시)는 코트디부아르에 있다.
정대세는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만남을 위해 평소 영어와 포르투갈어를 배웠다. 월드컵을 앞두고도 유창한 영어실력과 포르투갈어 실력을 뽐내며 해외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포르투갈과 코트디부아르는 득점 없이 무승부를 거뒀다는 점에서 북한과의 경기에서 분명한 승리를 노리고 있다.
북한은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선보였던 것처럼 다시 한번 정대세를 공격에 내세우고 수비를 단단히 하는 축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의 허를 찔렀던 정대세가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를 상대로 골을 기록하는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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