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따라잡기 ] 李 vs 朴, 방패에 창 맞선 형국
[ 대선 따라잡기 ] 李 vs 朴, 방패에 창 맞선 형국
  • 한내국 기자
  • 승인 2007.07.01 1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B측 “과거보다 미래 검증해야”
GH측 “과거검증, 필요충분 조건”

“일을 해야 그릇도 깬다”, “국민 알권리를 위해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
한나라당 양대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검증논란이 정면 충돌에서 공격 대 무대응 양상으로 바뀐 가운데 후보검증에 대한 대응전략도 차별성을 한 마디로 보여주는 말이다.
이 전 시장이 이른바 그릇론을 내세우며 자신에게 집중되고 있는 당 안팎의 검증공세를 비켜가고 있는 반면 박 전 대표는 알권리론으로 이 전 시장의 과거사를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는 것.
그릇론은 이 전 시장의 대기업 CEO(최고경영자), 서울시장 등 화려한 경력을 과시하는 한편, 박 전 대표는 대통령 딸 이미지로 가두면서 은근히 비꼬는 전략이다.
이 전 시장은 지난달 24일 경북 성주에서 열린 경북도당 당원교육에서 “어머니들이 낮에 정신없이 일하다가 저녁에 부엌에 들어가 손도 베고 그릇도 깨고 하는 데 그걸 욕할 수 있느냐”면서 “부엌에 들어갈 일도 없이 앉아서 반찬타령, 밥 타령 하면 실수할 일도 없다”고 말했다.
즉 자신은 가난한 어린 시절을 거쳐 대학시절 민주화 투사, 대기업 CEO, 국회의원, 서울시장 등의 많은 경험을 했고 그 과정에서 일어난 사소한 실수로 공격을 받고 있지만 박 전 대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비전선포식을 겸한 경선후보 토론회 기조연설에서도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릇도 깨고 손을 벨 때도 있었다. 순백의 삶은 아니더라도 그 시대의 도덕적 기준을 지키며 살아왔다”고 주장했다.
한 측근은 “박 전 대표 진영은 검증의 초점을 과거에 맞추고 있지만 이 전 시장은 미래에 일할 수 있는 지도자가 누구인지를 검증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기존의 반격 모드에서 노(NO) 네거티브 전략으로 선회한 것도 정책으로 승부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진영은 이 전 시장이 그릇론을 방패로 삼은 데 대해 국민의 알 권리를 창으로 내세웠다.
지난 두 차례의 대선 패배가 당내 경선과정에서 후보를 철저하게 검증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본선승리를 위해서는 국민에게 후보들의 실체를 속속들이 내보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이전투구식 검증공방을 즉각 중단하라”는 당 지도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검증은 절대 중단할 수 없다”고 반박하며 검증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29일 기자간담회를 자청 “언론에 보도된 후보의 흠이나 얼룩에 대해 그 후보가 설령 무응답, 무대응으로 나오더라도 우리는 반드시 국민이 알아야 할 부분을 말하겠다”고 한 것도 이 같은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박 전 대표와 관련해서도 정수장학회 횡령.탈세나 고(故)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됐지만 지금까지는 검증으로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게 많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것.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과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난 것도 압박의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는 요인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박 전대표 캠프 관계자는 “경선과정에서 후보의 정책이나 개인신상 관련 의문을 정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연 본선을 버텨낼 수 있겠느냐”면서 “국민의 선택을 기다리는 후보라면 과거사에 대해 국민에게 낱낱이 알리고 판단을 기다리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