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우체국을 찾기 전 시중은행에서 이체한 1100만원은 고스란히 빼앗겼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A씨(83)는 경찰청을 사칭하는 사기범에 전화를 받고 “△△은행으로 입금하면 높은 금리를 준다”는 말에 속아 군포우체국을 찾았다.
A씨는 정기예금 4000만원을 해약해 사기범이 일러준 계좌로 송금하려했으나, 만기일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이상히 여긴 이향숙대리가 시간을 끌며 보이스 피싱 사례를 꼼꼼히 설명했다. 하지만 A씨는 오히려 화를 내며 빨리 처리해줄 것을 재촉했다. 때마침 사기범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이 대리는 딸 행세를 하며 “누구냐? 나한테 얘기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기범은 “상관말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어버리고, 다시 A씨에게 전화해 “좋은 기회 놓치면 안 된다. A씨 돈이니 딸에게 말하지 말고 빨리 보내라”며 송금을 재촉했다.
보이스 피싱을 확신한 이 대리는 A씨에게 “혹시 우체국에 오기 전 다른 금융기관에서 돈을 보내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A씨는 “△△은행에서 1100만원을 송금했다”고 말하며 뒤늦게 후회했다. 송금한 계좌는 벌써 1100만원이 인출된 상태였다.
A씨는 다음날 우체국을 찾아 이 대리에게 “은행에서 1100만원은 사기를 당했지만 우체국 직원이 아니었다면 4000만원도 날릴 뻔했다”면서 “사기를 막아주려고 했는데 오히려 화를 내 미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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