兩정… 朴의 ‘복지’ 공세 나서
兩정… 朴의 ‘복지’ 공세 나서
“미래-비전, 얘기할 능력 떨어지니까… 복지”
  • 김인철·이민기 기자
  • 승인 2011.02.14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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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대선 출마를 시사하고 있는 여야 주자들이 잇따라 유력 대권주자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박 전 대표가 지난 11일 사회보장기본법을 발의 하는 등 차기대선의 주요 화두가 될 복지에 대한 밑그림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와 민주당 정세균 전 대표(현 최고위원)가 나란히 박 전 대표의 ‘한국형 복지’에 제동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먼저 한나라당 정 전 대표는 14일 불교방송에 출연, “정치권의 복지 논란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정치인들이 듣기 좋은 얘기를 해야 국민이 관심을 갖고 표를 주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라며 “미래나 비전에 관해서 얘기할 능력이 떨어지니까. 복지를 말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전 세계에서 복지병 때문에 선진국들도 많이 무너지고 있다”며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우리가 이를 배우지 않는다면 너무 어리석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권 일각에선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정 전 대표가 여권 내 차기대선 주자군 중, 한발 앞서 가고 있는 박 전 대표를 상당히 의식한 발언 같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는 정 전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30% 내외의 지지율을 보이며 유력 차기주자의 면모를 갖춰나가는 박 전 대표를 견제해 여권 내 대선 주자구도 형성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도 있다.
앞서 정 전 대표는 지난달 20일 “책임있는 정치인들이 국가 주요 문제에 대해 함께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대선”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 열심히 준비하고 참여하는 것이 도리”라고 말해 사실상 여권 내 차기대선 후보 경쟁에 참여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박 전 대표를 겨냥한 비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10일 민주당 정 전 대표는 싱크탱크인 ‘국민시대’ 발족식을 열고 “미지의 길을 가겠다”며 차기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이 자리에서 정 전 대표는 “박 전 대표의 한국형 복지는 견강부회이자 가짜 복지”라고 맹비난 한 바 있다. 정 전 대표는 14일 박 전 대표를 겨냥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우리가 복지를 강화하려는 것은 양극화, 일자리 등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인데 박근혜 복지론의 출발점이자 명분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언이 복지국가였는 얘기”라며 “박 전 대표의 한국형 복지론은 출발점이 틀렸다”고 지적하며 “박 전 대표 측의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의 저임금이나 노동 탄압의 궁극적 목적이 복지였다고 하는 주장을 ‘견강부회’라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정 전 대표는 이어 자신의 ‘공동체 복지론’과 박 전 대표의 ‘한국형 복지’와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일단 철학의 차이”라고 전제한 뒤 “한나라당은 복지를 정부의 시혜로 보는 반면 제가 생각하는 복지는 국민이라고 하면 누구나 누려야 할 사회적 기본권”이라며 박 전 대표와 복지 철학이 다름을 강조했다.
또 “제가 얘기하는 공동체적 복지론은 노동, 경제, 산업, 복지 정책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패키지로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인데 박 전 대표의 복지론은 단순한 복지 정책”이라면서 “박 전 대표가 복지 문제에 대해 선제적으로 발표를 하고 있는데 이런 문제에 대해 토론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월 둘째 주 실시한 주간 정례조사 결과,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29.3%로 전 주 보다 3.3%p 하락했다. 리얼미터는 박 전 대표의 지지율 하락을 여야 차기 대선주자들의 비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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