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 황포항 준설 추진 관련 인근 장곡리 주민 강력 반발
안면도 황포항 준설 추진 관련 인근 장곡리 주민 강력 반발
주민들 내세워 대량 규사채취 계획 해변 침하 등 심각한 부작용 우려
  • 최병민 기자
  • 승인 2007.07.1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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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최근 사계절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안면도가 규사 채취 후유증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모 광업회사측이 항로 준설을 빌미삼아 주민들을 내세워 대량의 규사채취를 계획하고 있어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본보가 지난달 12일 안면도 규사 채취 후유증 심각이란 제목으로 한국유리 측이 태안군 고남면 장곡리 일대 도유지에서 20여 년간 엄청난 양의 규사를 채취하고도 정상적으로 복구치 않아 해수면 침하와 해일 피해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유리의 조광권을 가지고 있는 모 광업회사측이 피해가 가장 심각한 장곡 3리 운여해수욕장과 접해 있는 황포항 준설사업을 추진, 인근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태안군에 따르면, 안면읍 신야 2리 어촌계 측이 황포항에 대해 폭 100m, 길이 1.25km를 준설해 21만 5654루배의 규사를 파내겠다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검토 중이라는 것.
문제는 사업계획서 제출자가 순수한 주민들이 아니라 지역주민을 등에 업은 광업회사라는 점, 또 20여 년간의 규사채취로 해변침하가 가장 심각한 지역에서 항로 준설을 빌미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려 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사업면적도 12만 5000㎡에 달해 단순히 황포항에 적을 두고 있는 10여척에 불과한 소형 선박의 입출항을 용이하게 하려는 순수한 의도로 받아들여 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준설 후 해변 침하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안면읍 신야리에 거주하는 박모씨(60)는 “황포항에 대한 준설작업은 아예 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 한다”며 “준설작업을 한다하더라도 부작용만 심각할 뿐 몇 개월도 안 돼 지금과 똑같이 되고 말 것이다”라며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고남면 장곡 3리에 사는 정모씨(53)도 “지금 장곡리 일대의 도유지 중 훼손지가 너무 많아 이대로 방치하면 동네가 모두 물바다가 될지도 모르는 마당에 준설토를 훼손지 복구에 활용하기는커녕 특정 광업회사의 배만 부르게 하려는 군의 태도를 이해할 수가 없다”며 “주민들의 동의 없는 항로 준설은 생각도 말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또 같은 리 소재 운여해수욕장 인근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이십여 년간의 규사채취로 해수욕장내 해변이 유실되고 방파제가 파손되는 등의 피해로 이곳을 찾았던 관광객들이 눈살을 찌푸린 채 발길을 돌리는 게 현실”이라며 “충남도와 태안군은 이 지역 훼손지(습지)에 대한 복구계획이나 하루빨리 세우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태안군 관계자는 “황포항에 선적을 둔 어민들이 선박 입출항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아 항로 준설사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야 2리 어촌계 소속 어민들은 그간 황포항 준설사업보다 수심이 깊은 인근의 쌀썩은여 지점에 포구 신설을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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