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賊反荷杖)
적반하장(賊反荷杖)
  • 최춘식 국장
  • 승인 2007.07.1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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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반하장’이란 도적질한 사람이 도리어 몽둥이를 들고 주인에게 덤벼든다는 뜻이다. 도덕 감정이 시들어가는 세상일수록 그러한 세태를 악용하는 자들이 많아지고있다. 자신의 잘못도 목청을 높혀 아니라고 부정하면 아닌 것으로 인정받기 쉽다는 그릇된 사고 방식이 이 사회를 어지럽히고 있다. 그런가하면 갖가지 명분을 앞세워 불특정다수를 고발대상으로 삼는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이 또한 바람직하지 못하다. 어떤사람은 고발행위를 가르켜 민주사회의 일반적인 현상인양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일은 그런 사람들 자신이 민주시민다운 소양을 갖추고 있는지 반성할 줄 알아야 한다. 민주질서는 사람의 됨됨을 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의 대체적인 흐름을 보면 처음부터 아예 기본이 안된 사람들이 사회를 지배하려하는 현상이 일고있어 심각하다. 특히 우려하는 것은 지방화 시대에서 모든 단체장을 선거에 의해 선출되고 있는데 정정당당하게 정책대결로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아 선출된다면 조금은 안심이 되겠지만 아무런 검증도 없이 갑자기 갖가지 부정한 방법을 동원하여 운이 좋아서 돈을 벌은 사람이 나라일을 해보겠다고 나서는데 그야말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할 것이다.
우리속담에 ‘돈이면 안되는게 없다’ 또는 ‘돈이면 우는 아이도 울움을 그친다’는 말이 있다. 이 속담처럼 현대사회는 돈있는 사람의 마음은 믿으려 하고, 돈은 없어도 양심적인 사람의 말은 믿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 참으로 안타가운 실정이다. 아무리 돈이 좋다고 하지만 그래도 기본은 되어 있어야지. 기본이 안된 사람들이 언제까지 이 사회에서 활보하고 다닐런지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다.
옛날 어느산골에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시고 홀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아주 효자로 이름이 나 모든 사람들의 선망이 된 노총각이 있었다. 그러던중 이웃동네에 사는 아가씨와 혼인을 하여 살게 되었는데, 아들은 효자이나 며느리가 시아버지를 섬기려하지 않고 아들이 없는날에는 밥도 주지 않고 일만시키고 있었다한다. 어느날 아들이 그 사실을 알고 며느리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한다. ‘아버지를 다음달에 시장에다 팔면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으니 고기반찬에 쌀밥을 한달만 잘먹여라’ 그말을 들은 며느리가 돈에 욕심이 생겨 시아버지에게 많은 밥과 고기 등을 배부르게 먹였으니, 시아버지는 며느리의 행동이 너무고마워서 물도 길어주고 불도 때어주는 등 집안일을 모두 해주어 집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시아버지가 되어 있었다 한다. 약속한 한달이 지나 아들은 아내에게 아버지를 장날 팔자고 하였더니 며느리가 말하기를 그건 안된다며 남편의 말을 반박하기에 그 연유를 물으니 시아버지가 집안일을 너무 잘하셔서 안계시면 내가 그일을 다 해야하지 않느냐 하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 둘은 아버지를 팔지 않기로 협의하였고 그 집안은 대대로 잘되었다는 이 옛이야기처럼 모든 일은 내가 할 탓이지 남탓을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내게 일어나는 모든 것은 내 탓이다. 그리고 자기의 잘못은 스스로 뉘우치고 자기의 논리를 부정할 줄 아는 사람이 발전할 수 있는 것이지, 적반하장으로 세상을 살아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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