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개’는 없다, 갈망·열정·상상력은 차고 넘친다
‘풍산개’는 없다, 갈망·열정·상상력은 차고 넘친다
탈북중 남녀애정 스토리 흥미 더해무거운 분단현실 블랙코미디 처리
  • 【뉴시스】
  • 승인 2011.06.1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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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풍산개’(제작 김기덕필름·배급 NEW)가 지난 13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시사회를 열고 베일을 벗었다.
3년간의 칩거를 깨고 선보인 ‘아리랑’으로 최근 제64회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만한 시선상’을 거머쥔 김기덕(51) 감독이 각본과 제작을 맡고 ‘아름답다’(2008)로 제22회 후쿠오카 아시아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전재홍(34)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주연배우 윤계상(33), 김규리(32)의 노개런티 출연과 스태프들의 투자형태 참여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영화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무엇이든 3시간 만에 배달해주는 정체불명의 ‘배달부’(윤계상)가 존재한다는 기발한 설정에서 출발한다. 그는 남북 이산가족의 메시지를 전해주기도 하고 북에서 사람을 빼오는 일도 한다.
그러던 중 남으로 망명해 온 북의 고위층 간부(김종수)의 여자인 ‘인옥’(김규리)을 평양에서 빼오라는 사상 초유의 미션을 부여받는다. 삼엄한 남북 경계, 곳곳에 매설된 지뢰, 한겨울 임진강 등 위험천만한 상황을 뚫고 천신만고 끝에 인옥을 서울로 데려 온다.
인옥과 함께 북을 탈출해 남으로 오는 과정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지레 짐작과 달리 그 과정은 두 남녀 사이에 애정이 움트는 계기에 불과했다. 실제 사건은 남으로 도착하면서 더욱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예측불허의 스토리가 흥미를 더하며 무겁고 비장할 수밖에 없는 분단 현실을 블랙 코미디로 처리한 것도 돋보인다.
무엇보다 김기덕 영화 특유의 불편함이 적어 여성들이 보기에도 부담스럽지 않다. 더불어 MBC TV 수목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부드럽고 상냥한 한의사 ‘윤필주’로 여성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윤계상의 조각 같은 몸매와 함께 거칠고 강렬한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여성들의 관람 포인트다.
윤계상은 “대사가 없는 것은 남북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남자를 표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며 “처음에는 말을 안 한다고 해서 좋아했었다. 하지만 여러가지 표정으로 표현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화면에 비춰지는 표정이 너무 일관되게 보이지는 않을지, 또한 감정이 잘 전달될지 고민되더라”고 털어놓았다. 노개런티를 감수한 이유는 “의도가 좋았고 배우로서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 같았다”다.
김규리는 “시나리오가 좋았고 영화 의도가 좋았다”면서 “솔직히 작품이 좋았다는 것은 방송용 멘트이고 실제로는 두 남자의 간절한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역할을 통해 영화에서나마 대리만족하고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전 감독은 “남북을 오가며 배달 일을 한다는 것의 현실성은 전혀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가 원하는 통일에의 갈망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사람들은 불가능하다고 말한 이 영화를 주인공인 윤계상과 김규리 그리고 스태프들이 해냈다. 한국 영화계에 돈으로 만든 영화가 아닌 열정으로 만든 영화, 배우들과 스태프의 힘만으로 할 수 있는 영화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화 ‘풍산개’는 오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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