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교수는 미술관 큐레이터로 입지를 탄탄히 다진 뒤, 30대 초반에 교수로 임용되면서 미술계의 ‘신데렐라’로 주목받아온 미술계의 스타다. 그녀를 스타로 떠받쳐온 미술계와 언론계는 이제 그녀를 대중에 영합하는 전시회기획에만 능한 큐레이터라든가, 미술계 원로들을 잘 챙겼다고 말하며 가짜 신데렐라라고 비난한다. 영어강의로 명성을 떨쳐온 이지영 씨에 대해선 가짜 영어 신데렐라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가짜 학위를 부실하게 검증해온 학계와 미술계에 대한 지탄의 목소리를 높이며, 학력을 철저히 검증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세상의 중론인 듯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파문의 진상이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학벌이 인생의 성패로 직결되는 세태, 저학력자들이 주눅 들어 살 수밖에 없는 세상의 슬픈 모습을 거울을 비추듯 똑바로 비추어준 두 명의 가짜 신데렐라에게 되레 감사해야 한다.
사태의 핵심은 학력검증시스템이 아니라 학벌지상주의 그 자체다.
우리는 학력위조자들에게 돌을 던질 것이 아니라, 그네들의 사기행각을 강제해온 한국사회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그들의 학력이 가짜로 밝혀졌다 해서 과거에 인정되었던 실력이 갑자기 평가가 저하 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두 명의 학력위조자들에게 돌팔매질하던 두 손을 거두고 위기를 기회로, 학벌사회 타파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이 선결과제다.
저작권자 © 충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