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2차예선, 훈련시간 부족”
홍명보 “2차예선, 훈련시간 부족”
기자회견서 어려움 토로… 홍철 동점골로 기사회생
  • 【뉴시스】
  • 승인 2011.07.1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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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축구대표팀의 수장 홍명보(42) 감독이 2012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예선 당시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털어놨다.
홍 감독은 1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차예선에서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올림픽대표팀은 지난 달 열린 요르단과의 2차예선에서 1차전을 3-1로 이긴 뒤 2차전에서 1-1로 비겨 어렵게 최종예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원정으로 치러진 2차전에서는 선제골을 내주며 탈락 위기까지 몰렸지만 홍철(21·성남)의 극적인 동점골로 기사회생했다.
홍 감독은 “정말 큰 고비라고 생각했다. 밖에서 지켜보시는 분들은 편안하게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코칭 스태프는 자칫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이 어려웠다고 회상한 이유는 훈련 시간 부족 때문이었다. 당시 올림픽대표팀은 차출 규정에 묶여 경기 3일 전에야 모일 수 있었다. 일부 주전급 선수들은 소집 하루 전까지 FA컵을 뛰느라 피로가 쌓인 상태였다. 당연히 제대로 된 전술 훈련은 해보지 못했다.
홍 감독은 “아무리 좋은 팀도 훈련이 없이 경기에 나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 번도 발을 맞춰보지 않고 경기하는 것은 굉장한 도박이라고 생각했다”고 아쉬워 했다.
이어 “1대1로 비긴 것에 무기력한 경기라고 볼 수 있겠지만 선제골을 허용한 어려운 시점에서 냉정하고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한 것은 칭찬받아야 한다. 어려운 환경에서 동점골을 뽑은 힘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오만과 맞붙게 될 최종예선에서도 원하는 선수 차출과 훈련 시간 보장은 불가능하다. A대표팀의 월드컵 예선과 일정이 맞물린데다 올림픽 최종예선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규정하는 A매치 데이가 아니어서 해외 클럽들의 차출 의무가 없다. 지동원(21·선더랜드),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 등은 물론 비슷한 처지인 일본 J리그의 협조를 구하기도 힘들다.
홍 감독은 “지금은 몇몇 선수들에게 기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되는 상황으로 팀을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파의 합류가 확실치 않기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기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사실상 해외파 없이 운영할 뜻을 내비쳤다.
이어 “K리그 선수들도 따로 불러 훈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 협의를 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 하지만 프로팀을 방문해 직접 협조를 구하는 일종의 쇼를 할 생각은 없다. 정직하게 이야기해서 부탁하고 들어주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선수단 대폭 변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선수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바꿀 선수가 없다”고 말한 홍 감독은 “공격수도 K리그를 보면서 계속 체크하고 있지만 20, 21살 선수 중 경기에 나서는 이가 별로 없다. 원하는 선수를 뽑을 수 없다고 하면 9월에는 경기력이 있는 선수를 뽑아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20세 이하 월드컵에 나서는 선수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이승렬(22·서울)의 선발에 많은 고심을 하고 있는 눈치였다. 이승렬은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최종엔트리에 포함되면서 한국 축구의 기대주로 관심을 모았지만 올 시즌 부진 속에 각급 대표팀에서 제외된 상태다.
홍 감독은 “그 나이에 월드컵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름으로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만전에서도 그렇고 예전의 이승렬이 가진 모습을 못 보여주고 있다.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계를 드러낸 인적 자원과 훈련 시간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핑계를 댈 생각은 없다고 했다.
홍 감독은 “내 운명이다. 내가 해내야 하는 일이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끝나고 나서 후회하지 않는 토너먼트를 치르고 싶다.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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