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부예산 세계경제위기 대비 새로짜야
[사설]정부예산 세계경제위기 대비 새로짜야
  • 충남일보
  • 승인 2011.09.28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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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식 경제위기의 재현과 장기간 지속 전망이 나오면서 정부가 확정한 내년예산의 수정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는 글로벌경제위기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지만 정부가 국회에 제출할 2012년 예산안은 경제위기를 고려하지 않은 안이한 예산편성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발 재정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이되고 이같은 위기가 다시 실물경제 침체에 대한 공포로 번지면서 한국경제는 원화값 폭락, 주가하락, 외국자본 유출 등 2008년 미국발 리먼사태 직후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간경제연구원들의 분석과 전문가들 역시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될 것이 우려된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내년도 한국경제가 4.5% 실질 성장하는 것을 전제로 세입예산과 지출예산을 편성하고 2013년 균형재정을 달성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문제는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정부가 이를 애써 부인하고 있고 아예 ‘근육질’이라고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이 커지고 있는 것.
하지만 당장 내년 성장률과 관련 삼성경제연구소는 4%대에서 3.6%로 하향 조정했고 시티그룹도 4.6%에서 3.9%로 내리는 등 세계경제의 저성장 침체가 현실화되고 있어 향후 4% 중반대의 성장도 어렵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국세수입이 예상대로 걷힐지도 의문이다.
정부가 이명박 대통령 임기 마지막해인 2013년에 균형재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성장률을 높게 잡고 과도하게 허리띠를 졸라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제위기가 닥치면 물가안정과 서민생활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해지면서 어려움을 겪을 서민과 중소기업, 일자리와 기초적인 서민복지 등에 대한 예산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예산안 국회심의 과정에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7일 국무회의에서 2012년도 예산안과 2011~2015년 중기재정운용계획을 확정했다. 내년 총지출은 올해(309조1000억원)보다 5.5% 늘린 326조1000억원으로 짰다. 총수입은 올해(314조4000억원)보다 9.5%(29조7000억원) 늘어난 344조1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 중 국세수입은 9.7% 불어난 205조9000억원, 세외수입은 16.7% 늘어난 28조6000억원, 기금수입은 7.2% 증가한 109조6000억원이다.
외화예산의 기준이 되는 환율은 직전 3개월 평균인 달러당 1070원이 적용됐으나 급격한 환율상승으로 조정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예산활용에 무리수가 적지않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부자감세로 세입기반이 약화된 상황에서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무리하게 균형재정을 달성하려다 보니 감세로 부족한 세입을 충당하기 위해 인천공항공사 등 공기업 매각, 기금에서 일반회계로 전입 등 비정상적으로 세외수입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항상 국정운영에는 예기치 않는 변수가 작용하기 마련이고 이 때문에 기획단계부터 예상되는 여러가지 시나리오들이 준비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상식을 넘는 정부의 오만한 예산편성보다는 사례별 변수들도 함께 적용해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 포함시키는 것이 오히려 설득력이 있다. 지극히 상식적인 일들을 피하려는 정부의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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