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일관계 실질적 진전을 기대한다
[사설]한일관계 실질적 진전을 기대한다
  • 충남일보
  • 승인 2011.12.18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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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보상문제를 놓고 한일 정상이 신경전을 벌이는 등 한일문제가 또다시 긴장을 만들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한일 정상이 18일 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처음으로 거론함으로써 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이 대통령은 양국 외교관계의 걸림돌인 위안부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는데 일본이 진정한 용기를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 문제를 실무적으로 해결하려면 못 푼다. 유엔을 포함한 세계 모든 나라가 일본에 대해 인권ㆍ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보고 있다.”면서 노다 총리의 결단을 촉구했다.
문제의 해결 여부는 가해자인 일본이 키를 잡고 있다. 일본 정부가 정치적 결단으로 전향적으로 나선다면 당장 해결이 가능하지만 그렇지않을 경우 영원히 ‘미해결’로 남게 된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노다 총리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법적 입장을 아실 것”이라며 “우리도 인도주의적 배려로 협력해왔고, 앞으로도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지혜를 낼 것”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 정부는 지난 9월 15일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른 양자협의를 제안했지만 일본은 이에 응하지않고 있다.
일본은 1965년 한일 기본협정으로 모든 청구권 문제가 ‘완전하고도 최종적으로 해결이 끝났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인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는 지난 10월 한일포럼에서 “일본은 애초 위안부 문제가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됐다고 했다가 이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아시아여성기금을 제시했다.”며 “일본이 이제와서 ‘1965년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됐다’라는 답변을 되풀이하는 것만으로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외교 협상을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판도라의 상자’를 열게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의 2차 세계대전 전쟁 책임과 관련한 각종 청구권 문제가 분출하고 법원의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다 총리의 성향이 역사문제와 관련 보수적이라는 것도 문제 해결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
노다 총리는 과거 평의원 시절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옹호한 적이 있고, 외국인 참정권 부여에도 반대하고 있다.
노다 정권이 처한 정치적 상황도 여의치않다. 지난 9월초 출범 당시 60% 안팎에 달했던 내각 지지율은 석달여 만에 30%대로 추락하면서 총리의 정치 리더십이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
일본의 일부 보수언론은 한국 정부가 이런 사정을 알면서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를 정면 거론한 이 대통령이 임기말을 맞아 민심 이반을 막고 총선과 대선을 앞둔 상황을 의식한 ‘국내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노다 총리는 청구권 문제를 건드릴 수 없지만 “인도적인 견지에서 지혜를 낼 것이다.”고 밝혀 다른 방식으로 위안부 문제에 ‘성의’를 보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1995년 설립됐다가 2007년 3월 해산한 ‘아시아여성기금’과 같은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민간기구 형태로 설립한 아시아여성기금은 각국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보상금 지급을 추진했지만, 정대협 등 한국 시민단체가 “배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편법”이라고 반발해 무산됐다.
말을 듣지 않는 일본정부에 대한 보다 강력한 한국정부의 의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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