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통시장 붕괴 막을방법 없나
[사설]전통시장 붕괴 막을방법 없나
  • 충남일보
  • 승인 2012.01.25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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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무차별 시장공략과 이에 맞선 전통시장의 방어문제가 국가적 사안으로 확대된 가운데 기업형 슈퍼마켓으로 인해 전통시장과 동네상권이 사실상 붕괴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많아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영역 확장으로 전국의 전통시장이 지난 7년새 178개나 문을 닫았으며 시장개방과 함께 남은 방어벽도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SSM은 골목 상권을 지속적으로 잠식해 같은 기간 약 4배로 늘어났고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매출은 2007년에 이미 전국 전통시장을 추월했다.
전통시장은 2003년 1695곳에서 2010년 1517곳으로 7년새 178곳이 없어졌다. 이에 따라 시장 내 점포는 23만~24만개 수준에서 2010년 20만1358개로 20만개를 겨우 넘겼다.
지역별로는 2010년 현재 서울에 가장 많은 218개의 전통시장이 있고 뒤이어 경북(178개), 부산(161개), 경남(151개), 경기(150개) 순이었다. 광주는 22개로 가장 적었다.
이 기간에 대기업의 SSM은 234개에서 928개로 무려 694개가 늘었다.
대형마트 사업체 수는 2003년 265개에서 2009년 442개로 증가한 데 이어 2010년에는 450개가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백화점 수는 85개에서 83개로 큰 변화는 없다.
그러나 전통시장 매출이 계속 줄어드는 동안 대형마트와 백화점, SSM은 꾸준히 늘고 있다. 대형마트 매출은 이미 2007년 전통시장을 앞질렀고 백화점도 2010년 전통시장을 추월했다.
서울 남대문시장, 부산 자갈치시장 등 전통시장 매출은 2003년 36조원 수준에서 매년 줄어 2007년 26조7000억원에 달했고 2010년에는 24조원까지 감소했다.
반면에 신세계, 롯데, 현대 등 백화점 매출은 2003년 17조5000억원에 불과했으나 2009년에 21조7000억원으로 늘었고 2010년에는 24조3000억원으로 전통시장보다 커졌다.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3사의 작년 매출 추정치(IFRS 연결 기준)는 26조원에 달했고 올해는 2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 3사의 매출은 2003년 19조6000억원에서 2007년 28조3000억원으로 전국 1600개 전통시장을 앞질렀다. 2010년에는 33조7000억원으로 전통시장과 10조 가까이 격차를 벌렸다.
대기업이 주로 운영하는 TV홈쇼핑과 방문판매 등 무점포판매도 2003년 15조2000억원에서 2010년 31조원으로 커졌다. 또 SSM 매출은 2003년 2조6000억원에서 2009년 4조2000억원, 2010년 5조원, 2011년에는 6조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전통시장이 이처럼 추락하는 것은 대형마트와 SSM이 전통시장을 대체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설 노후화와 부족한 서비스로 주부 등 고객의 외면을 받은 탓도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전통시장의 시설현대화 사업을 추진 중이며 SSM이 전통시장 1km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규제도 만들었다. 올해부터는 대형마트와 SSM의 영업시간이 오전 0~8시로 제한된다.
하지만 문제는 시장개방과 마땅한 규제방법이 없다는데 있다. 오히려 시간제한보다는 대형마트 시간 제한보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취급 품목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고 버스 정류장을 시장과 가까운 곳에 만들고 정류장 이름을 시장 명칭과 같이 해주는 등 실질적 노력이 더욱 시급하다.
당장 시장개방도 문제다. 해외 다국적 거대기업들로 구성된 대형마트들의 국내입점이 더욱 가속화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어보이기 때문이다.
SSM에 자리를 뺏긴 영세 슈퍼마켓의 점포수도 매장 면적 150㎡ 이하 기준 점포의 경우 2006년 9만6000개에서 2007년 9만1000개, 2008년 8만7000개, 2009년 8만3000개로 매년 4000~5000개나 감소하는 등 그감세를 보이고 있어 전략거점지원을 통한 재래상권의 대책마련이 강화될 필요가 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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