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원청과 하청의 악순환고리 누가 끊나
[충일논단] 원청과 하청의 악순환고리 누가 끊나
  • 고일용 경제부장
  • 승인 2012.03.15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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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살자고 너죽어’라는 말은 막가파가 판치던 지난 80년대 이전에 시절이 흉흉할 때 나오던 말들이다. 그런 말들이 요즘 불황의 파도가 몰아닥친 우리 산업 전반에 번지는 신종바이러스로 다가서고 있다.
이른바 시장개방에 따른 원청업자들의 횡포들이다. 이 무서운 바이러스는 비단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휘감는 무서운 속도로 사회전반을 휘감고 있다.
이른바 ‘강요에 의한 무차별 횡포’로 하도급을 지휘(?)하는 원청자들의 횡포다. 이런 현상들은 경제기 위기국면으로 내몰리는 지금 시점에서 그동안의 보호막으로 작용해 왔던 각종 제도들이 무력화되면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원청업자들은 그들의 상품을 만들기 위해 지정한 하도급업자들에게 당초의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협박성 공갈로 이들의 생산가격을 무차별로 깎아 내리는 것이다.
이같은 횡포를 견디지 못한 하도급업자들이 이를 시정해 달라며 공정거래위에 하소연 하지만 나죽자고 너 살리지는 못한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고 보면 이 또한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대표적인 사례는 건설업에서의 불공정 실태다. 지자체들은 중앙 대기업에 밀리는 공사수주를 의무적으로 지역업체에게 하도급으로 줄 것을 약속하고 이를 지켜준 업체에게는 지자체가 줄 수 있는 공사관련 많은 인센티브를 지원해 오고 있다.
더욱이 요즘처럼 지역건설산업이 불황을 지속해 오는 시점에선 지자체가 나서서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원청업자들에게도 많은 이익을 제공하지 않고는 지역업체를 살릴 수 없다는 절박성 때문에 이를 지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원청자들은 요즘의 살인적인 경기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하청업자들에게 횡포를 부리고 있지만 상황이 이쯤되면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동유럽국가들이 국가부도위기에 직면하고 미국은 경기위축으로 세계적인 기업들이 줄줄이 파산위기에 처한 지금 누가 누구를 돌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마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우리에게 둑이 터지고 있지만 우선 급한 곳부터 떼우려 하는 조급함이 바이러스처럼 확산되고 있어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국회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 1년이 지난 지금도 경제위기해법을 여전히 속시원하게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여야는 이를 두고 방법론으로 날새는줄 모르고 정쟁의 극한범으로 치닫고 잇다.
여당은 여당대로 우리 방법만이 최선이라 하고 야당들은 야달들 대로 자기들 방법이 최상이라고 우격다짐만 하고 있는 사이 원청에 낀 하청이 소리없이 스러지고 있다.
다른 각도로 들여다 보면 지금 정부가 사상 유례없는 경제위기 앞에 일종의 조울증을 앓고 있는 듯 보인다.
흥분과 우울이 반복되는 경향들이 나타나는 조울증을 가진 사람들이 보통 사람들보다 성공, 돈, 명예에 대한 열망이 높다고 하니 요즘 국회가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증상이 꼭 들어맞는 듯 하다.
최근 미국에서는 이런 조울증과 관련된 흥미로운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우리 국회가 여야간 밤을 잊은 충돌로 이같은 자기만족의 독선적인 자기주장이 그렇고 끝까지 타협하지 않는 그런 자세가 더욱 그래보인다.
이런 조울증 환자들은 정상적인 사람들이 아니다. 그런 사람들은 인생에서 조증을 경험한 사람들이 대중적 성공과 경제적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가장 크게 기대하고 있다.
자기 아니면 할 수 없다는 생각도 당연히 가지고 있을 것이고 그런 상태이고보니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질 리가 없는 것이다.
지금 우리 정치권에도 또 정권을 움직이는 모든 사람들에게서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음을 우리 국민들이 잘 느끼고 있다.
중진 삶이 과정을 통해 이들에겐 특별한 환상이 있으며 이 환성이 곧 정상적인 것이 아닌 것은 주변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이를 알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정신병’이라하고 속말로는 ‘미쳤다’고 말한다.
우리 속담에 ‘미친 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다’라는 말도 정신차리지 못하는 망나니에겐 말이 필요없다는 뜻과 같은 것이다.
국민을 들여다 보지 않는 대통령이라는 세간의 비판은 이제 이를 둘러싼 정치권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번져있는 현상이니 이들에게 백약이 필요할까 싶다.
지금 국회에서는 극한 위기상황이지만 여야정치인들이 국민들의 생존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만의 법률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밤을 세우며 주먹질을 하고 있다.
이런 사이 세칭 힘있는(?) 기업들이 입찰을 통해 하도급업체를 선정한 뒤 정당한 이유 없이 다시 가격 협상을 벌여 최저 입찰금액보다 낮게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려다 공정위의 제재를 받는 일들이 늘고 있다. 이들 대기업들은 최근 환율인상, 수출의 어려운 이런 환경하에서 자기들이 떠안아야 될 부분도 중소기업에게 전가하는 행위를 하는등 횡포를 하고 있다.
정부가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시책을 내놓고 있지만 은행들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고 목을 조이는 아픔속에서 생존을 향해 발버둥거리는 중소기업들은 이렇게 대기업들에게 남은 생명마저 강요당하고 있지만 미친 개들에게 이같은 모습들이 보일리 없다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에서 보여지는 슬픈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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