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가 쥐구멍에서 머리를 내밀고 이리저리 둘러보다
쥐가 쥐구멍에서 머리를 내밀고 이리저리 둘러보다
  • 이강부 부국장
  • 승인 2007.02.2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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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가 쥐구멍에서 머리를 내밀고 이리저리 둘러보는 모습을 수서양단(首鼠兩端)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는 상태 또는 형세를 보아 이리 붙을까 저리 붙을까 기회를 엿보는 것을 뜻하며 사기의 위기무안후열전(魏其武安候列傳)에 나오는 말이다.
한나라 경제(景帝) 때 위기후 두영과 무안후 전분은 황실의 인척으로 서로 앙숙이었다. 전분이 연나라 왕녀에게 장가를 갔을 때 성대한 축하연에서 전분이 술잔을 권하며 돌아다니자 모두 일어나 공손히 술잔을 받았지만 뒤이어 두영이 권하자 아무도 일어나지 않고 앉아서 받았다.
두영의 측근인 장군 관부는 이 광경을 보고 전분에게 술을 따랐으나 전분이 받지 않자 술 주정을 부려 사람들은 그대로 돌아가고 축하연은 엉망이 되자 전분은 화가 나서 관부를 감옥에 넣었지만 관부는 한사코 사죄를 거부했다.
이 일은 마침내 조정에까지 알려지게 돼 황제는 대신들을 모아놓고 시비를 가리는 자리에서 어사대부 한안국은 “두영과 관부는 크게 공을 세운 사람으로 이번 일은 술좌석에서 벌어진 일에 불과하며 또 전분이 관부와 마찰을 일으키는 것은 위험하니 폐하께서 판단을 내려 주십시오”
다른 대신들도 분명한 대답을 않자 황제는 화를 내면서 회의를 중지하자 전분은 이런 일로 황제의 마음을 괴롭힌 것이 부끄러워 재상 직을 내놓고 밖으로 나와 어사대부를 만나자 호통을 치며 이 일은 시비곡직이 분명한 것인데 그대는 어째서 쥐구멍에 머리만 내민 쥐처럼 이리저리 기웃거리기만 하고 분명한 태도를 취하지 않은 것을 원망했다.
최근 신도시 개발과 공단 조성 등으로 활기를 띄고 있는 아산시가 대대적인 기구개편에 이은 인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인사 결과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욱이 승진을 기다리는 공직자의 대다수가 자신의 등용을 기대하며 인사권자의 측근들에게 이리저리 고개를 내밀며 기회를 엿보는 모습이 공공연히 관찰되고 이에 따른 각종 루머까지 공직사회 전반에 깔려 일부에서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물론 인사권자의 고민은 개인적인 친분을 인사에 반영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나 일각에서 보는 시각은 그리 곱지 만도 않다는 것을 직시해야 할 대목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난다는 말이 있듯이 인사권자의 행보 하나 하나가 지금은 모든 공직자의 눈에 각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아산시도 인사의 규정이나 규칙이 있고 나름대로의 형식을 갖추어 누구나 인식하고 공감하는 인사를 통해 공직사회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인사권자의 노력도 절실히 요구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아울러 적임자를 선정함에 있어 인사권자의 치적만을 위한 연공 서열이 아닌 지역의 발전에 필요한 적임자를 선정하고 누가 보아도 형평에 치우치지 않는 인사를 통해 진정한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되며 인사를 통해 공직사회가 다시 한번 하나로 결집될 수 있는 계기가 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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