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코골이, 생명의 경계선 넘나드는 위험한 곡예
[건강칼럼] 코골이, 생명의 경계선 넘나드는 위험한 곡예
  • 장동식 을지대학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승인 2012.05.01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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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집안 식구나 친구의 심한 코골이 때문에 잠자리를 뒤척이거나 밤을 뜬 눈으로 새운 경험이 있을 것이다. 더 기막힌 것은 밤새 코를 골아 놓고 아침이면 자신의 코골이를 전혀 모른다는 것.
실제로 코고는 소리가 심할 때는 80데시벨(dB)로 이는 버스를 타려고 버스 가까이 접근했을 때 느끼는 디젤 엔진 소리와 맞먹을 정도다. 이 정도의 소음에 계속 노출이 되면 옆사람에게 소음성 난청이 유발될 수도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옆사람의 불면증이나 난청이 아니라 바로 코를 고는 당사자의 건강에 있다. 을지대학병원 이비인후과 장동식 교수의 도움말로 인구의 절반 이상이 때에 따라 나타나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에 대해 알아본다.

▶코골이 최대 10% 수면무호흡증
코골이는 30∼35세에서는 남성의 20%, 여성의 5%에서 관찰되며, 60세 이상의 노년층에서는 남성의 60%, 여성의 40%에게 나타난다. 또한 심한 코골이 환자의 35%는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난다.
코골이의 원인은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연구개(입천장) 및 목젖과 인두(구강·비강으로부터 식도·후두로 연결되는 원뿔 모양의 통로) 주위의 근육들의 긴장이 이완되어 호흡시 이들 구조물들이 기도를 부분적으로 폐쇄시키고, 진동하여 생기는 경우로 대부분의 성인 연령에서 시작된 코골이가 여기에 속한다. 특히, 음주 혹은 수면제나 신경안정제 등의 약물 복용이 이러한 근육들의 긴장도를 더욱 떨어뜨려 코를 안 골던 사람도 술을 마신 후에는 코를 골게 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목안에 호흡 통로를 막는 종물이 생긴 경우로 특히, 소아 연령에서 구개편도나 인두편도가 비대하여 이들이 호흡을 방해하고 코골이를 발생시킨다.
이와 함께 연구개 및 구개수가 지나치게 길어서 수면중 호흡시 진동음을 일으킬 수 있으며, 코감기, 비염, 축농증(부비동염) 등으로 코가 막혀 코로 호흡이 힘든 경우에 입을 벌리고 호흡하게 되어 인두강 내에 음압이 발생하면서 기도가 좁아져 코골이가 나타날 수도 있다.

▶코골이 환자 상당수 성욕감퇴 호소
코를 고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자리에 눕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코를 골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코를 고는 사람들은 잠결에 자신의 코고는 소리를 들을 만큼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하며 중간중간 숨을 쉬려고 자꾸 깨게 된다. 7~8시간 이상 잠을 잔다고 해도 그중 숙면에 도달한 시간은 극히 짧기 때문에 항상 잠이 부족하게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낮에도 항상 졸리고 머리가 개운치 않으며, 심한 경우 자리에 앉기만 해도 졸게 된다. 당연히 일의 집중력과 성취도가 떨어지고 졸음운전으로 자동차 사고의 위험도 높다.
집단생활에서 다른 사람이 같이 잠을 자려고 하지 않으므로 인간관계에서 소극적이 되고 내성적으로 되기 쉽다. 또한 코골이 환자의 상당수가 발기불능이나 성욕감퇴를 호소하며 심한 코골이로 인하여 결혼 생활이 원만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수면무호흡증 환자, 성인병 위험 높다
더 큰 문제는 단순한 코골이가 점점 심해져서 수면무호흡증으로 발전한 경우이다.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에게서는 코를 골다 ‘컥’하고 숨이 막혀서 한동안 숨을 쉬지 않다가 갑자기 ‘후’하고 숨을 몰아쉬는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이렇게 숨이 멎는 상태가 10초 이상 되면 무호흡이라고 볼 수 있다.
수면 중 호흡량이 30%이상 감소한 것을 저호흡이라 하며 수면 중의 무호흡으로 인해 각성하는 일을 호흡노력 관련 각성이라 한다.
이 모두를 수면 중 호흡사건이라 하며 또 이러한 상태가 시간당 5회 이상 나타나고, 주간졸림증, 피로, 숨이 멈추어서 잠을 깨는 일 등이 동반된 경우 폐쇄성 수면무호흡증후군이라 한다.
대부분의 무호흡증 환자들은 한번에 30초 이상 호흡이 정지되며, 심한 환자는 밤새 수백 회씩 발생하곤 한다. 이런 경우 수면시간의 거의 절반 이상을 기도가 완전히 막힌 채로 보내게 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혈액 속의 장기적인 저산소층으로 인해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심장질환이나 당뇨, 뇌졸중 등의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극단적인 경우에는 수면 중에 원인 모르게 사망하는 돌연사에 이를 수도 있다.

▶비수술치료의 첫걸음은 체중조절
우선 코골이의 치료는 수술과 비수술치료가 있는데, 이에 대한 판단은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내시경검사와 엑스레이, 수면다원검사 등의 정밀검사로 코골이의 원인과 정도 및 코고는 부위를 확인하여 결정하게 된다.
을지대학병원 이비인후과 장동식 교수는 “비수술치료의 첫걸음은 체중조절로 일반적으로 체중을 10% 줄이면 수면무호흡증은 약 50% 감소한다.”고 말한다.
증세가 경미한 환자는 체중만 감소해도 매우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매일 약 1시간 정도의 수영이나 조깅 등의 운동이 필요하며, 간식을 줄이고 저녁 식사를 적게 하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그 다음으로 ‘잠잘 때 똑바로 누워서 자지 말고 옆으로 누워서 자는 방법’을 권한다. 물론 잠자기 2시간 전에는 코골이를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음주나 감기약, 진정제 등은 피하는 게 좋다.
또한 이런 노력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는 양압호흡장치나 구강 내 장치들을 사용하여 수면 시 공기 통로를 확보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수술치료는 인후부의 구조물들을 절제하거나 성형하여 기도를 넓힐 목적으로 시행되는데,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수술 형태는 목구멍의 주위 조직을 성형하는 수술이다.
즉, 비대한 편도선의 제거, 목젖이나 연구개를 봉합, 성형하는 구개수구개피판술이 있고, 폐쇄 부위에 따라 설근부 축소술이나 이설근 전진술, 설골근 거상술 등이 추가될 수 있다.
수술 결과는 빠르면 수술 다음날부터 보통은 2주 내에 나타나며, 수술 후 상당수의 환자에서 만족스러운 수면과 함께 일상생활의 질적 개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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