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가족을 생각한다
[충일논단] 가족을 생각한다
  • 서중권 편집이사
  • 승인 2012.07.1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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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무엇보다 가족의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
출생률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개인주의와 사회적 인식의 변화로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고, 전통적 가족관의 붕괴로 노인부양인구도 줄어들고 있다.
가족해체가 무엇보다 심화되어 가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조차 국가가 가족복지의 책임을 전적으로 가족에게 떠밀고 있다는 것은 복지국가를 이루는 데 장애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영화 괴물을 봤을 때는 이런 점을 생각하지 못하고 봤다.
괴물은 미군기지에서 버린 독극물이 한강으로 흘러들어가서 생긴 것으로, 이 괴물이 딸 현서를 납치해가서 가족이 모두 모여 현서를 구출한다는 내용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리고 끝나고 나서도 들었던 생각은, 그냥 단순한 가족의 소중함 이였다.
하지만 모 교수의 칼럼을 읽고 나서 ‘이런 면으로도 생각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에서의 현서네 가족은 한 사회에서 완전히 소외된 가족이였다.
하지만 국가는 현서네 가족에 대해서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로만 보고 그들의 말은 들어주지도 않은 채 계속 무시해 결국은 가족이 직접 괴물을 죽이러 가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영화에서의 가족도 그렇지만 지금 현재 우리사회에서의 가족도 마찬가지이다.
영화가 시대적 흐름인 가족해체현상(현서와 현서 아빠를 통해)을 반영하고 있고 가족애를 담고 있긴 하지만, 국가가 가족을 위한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을 생각하니 영화의 국가는 누구를 위한 국가인지 의심이 든다.
물론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나면 현재의 국가는 어떤 지시를 내릴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현대사회는 급변하고 가족의 형태 또한 다양해졌다.
한 부모가족, 이혼가족, 독신가족, 맞벌이가족 등등 과거 전통사회에서의 대가족에서 핵가족화 되어 가족의 성원이 더 축소되었다.
하지만 사회는 아직도 전통사회의 가족만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한 부모가족이나 이혼가족, 독신가족 등을 위한 자리는 여전히 부족한 것 같다.
이혼이나 죽음으로 인한 한 부모가족의 자녀를 위한 정서적 지원이나 자녀교육의 꾸준한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는 오히려 재정적인 지원만을 해줄 뿐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이나 의무교육 등을 통해 일부분 재정적 지원만을 해줄 뿐이다.
적어도 내가 봤을 땐 가족의 해체로 인한 정서적, 정신적 피해까지 감싸 안고 있지는 못한 듯하다.
영화 ‘괴물’만 봐도 그렇다.
현서가 실종됐을 때 국가는 현서의 가족을 위로하고 감싸안기 보다는 오히려 가족의 앞길을 막기 급급했다. 오죽하면 가족이 국가와 맞서면서까지 자신의 가족을 구해내려 했을까. 영화 ‘괴물’같은 일이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다.
실제로 ‘괴물’이 나타나는 게 아니라, 어떤 사회적 변수로 인해 가족이 모두 해체되었을 때 또는 다양한 가족형태만큼이나 가족문제도 다양해질 수 있다.
그 때 국가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지금도 충분히 가족은 국가복지의 수단이 아니라 대상이 되어야 할 때이다.
가족은 영원한 고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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