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선 틈탄 물가인상 강력한 관리가 필요하다
[사설] 대선 틈탄 물가인상 강력한 관리가 필요하다
  • 충남일보
  • 승인 2012.08.2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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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장마와 폭염, 감뭄 등으로 인한 국제곡물가격의 급등에 이은 강력한 태풍 등 자연재해와 함께 불환으로 내수마저 잡히면서 물가인상 압력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가운데 대선 분위기에 편승해 느슨해질 수 있는 물가관리가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같은 분위기는 최근들어 생필품은 물론 과자류 등 모든 분야에 이르기까지 일제히 물가가 오르고 있고 더구나 곡물가격의 급등세 등이 물가인상을 부채질하면서 서민생활을 겁주고 있다.
말 그대로 대란 수준이다. 먹거리에서부터 유류, 교통, 전기, 전세 가격에 이르기까지 서민들의 삶과 직결된 생활물가가 줄줄이 인상대열에 올라탔다. 무엇보다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밥상 물가가 심각하다.
국내에서 계속된 폭염과 바다의 적조현상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 이상고온의 직격탄을 맞은 시금치는 최근 도매가격이 45%, 상추는 38% 가량 뛰었다고 한다. 해파리 출몰과 적조현상에 따른 조업 차질로 병어의 수확량이 작년의 절반수준에 그치는 등 수산물도 품귀 속에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가공식품은 라면, 과자, 통조림, 음료, 주류 등 사실상 전품목이 가격 올리기 대열에 합류했다. 지구촌 기상이변으로 국제 곡물가격 폭등이 물가를 위협하는 애그플레이션의 공습이 현실로 닥치고 있는 것이다. 경기불황으로 가뜩이나 홀쭉해진 서민들의 가계와 식탁이 더욱 초라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가 불안은 대선을 전후한 올해 후반기가 더 걱정이다. 배추와 홍고추 가격은 이미 강세로 돌아선 가운데 폭염과 경작면적 감소의 영향이 추석에 이어 김장철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밀과 콩, 옥수수 등의 가격도 연말이 다가올수록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들 품목의 국제가격은 이미 30% 이상 폭등했지만 수입가격이 국내 물가에 4~7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연말이 되면 밀가루는 올해 2분기보다 27.5%, 옥수수 가루와 식물성 유지, 사료는 각각 10% 전후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장면과 빵, 국수 등 음식가격이 덩달아 들썩일 수 있다. 대중교통과 공공요금 인상도 예정돼 있다. 3년마다 조정되는 택시요금은 기본요금이 2200~2400원에서 최고 3000원이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반 완행버스와 직행버스, 고속버스 요금도 5~10% 정도 뛰게 된다. 전기요금은 이달초 4.9% 인상됐지만 겨울철 전력피크가 오기 전에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 저가 항공사들은 국내선 요금을 앞다퉈 올리고 있다. 관련 업체들은 곡물가와 연료비가 올라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서민들의 한숨은 더 깊어지게 됐다.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올해 하반기에 이처럼 물가가 한꺼번에 오르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지금까지 반복된 일이기는 하지만 당국의 물가관리가 선거전에는 느슨할 것이라는 틈을 이용하는 측면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물가관리에 개입하는데 한계가 있지만 물가대란을 수수방관한다는 지적을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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