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추석 앞둔 물가급등세가 불안하다
[사설] 추석 앞둔 물가급등세가 불안하다
  • 충남일보
  • 승인 2012.09.10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물가오름세가 말 그대로 대란수준이다. 슈퍼에 가조 10만원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이 없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물가가 올랐다.
이는 특히 밥상물가 등 먹거리물가가 심각하다. 생필품도 건의 예외없이 올라 서민들의 혈압을 오르게 하고 있다.
물가급등은 먹거리에서부터 유류, 교통, 전기, 전세 가격에 이르기까지 서민들의 삶과 직결된 생활물가가 줄줄이 인상대열에 올라탔다.
이런 현상에는 기상악화 등 이상기후가 한 몫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생필품의 경우 전 세계적인 불황과 작황부진 등 압박요인과 함께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그동안 원가부담을 모두 억제해 온 것들이 가세해 말 그대로 파죽지세다.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밥상 물가는 국내에서 계속된 폭염과 바다의 적조현상 등에 연이어 불어닥치며 휩쓸고 지나간 태풍의 영향이 직접적이다.
이상고온의 직격탄을 맞은 시금치는 최근 도매가격이 45%, 상추는 38% 가량 뛰었다고 한다. 해파리 출몰과 적조현상에 따른 조업 차질로 병어의 수확량이 작년의 절반수준에 그치는 등 수산물도 품귀 속에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가공식품은 라면, 과자, 통조림, 음료, 주류 등 사실상 전품목이 가격 올리기 대열에 합류했다. 지구촌 기상이변으로 국제 곡물가격 폭등이 물가를 위협하는 애그플레이션의 공습이 현실로 닥치고 있는 것이다. 경기불황으로 가뜩이나 홀쭉해진 서민들의 가계와 식탁이 더욱 초라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가 불안은 대선을 전후한 올해 후반기가 더 걱정이다. 배추와 홍고추 가격은 이미 강세로 돌아선 가운데 폭염과 경작면적 감소의 영향이 추석에 이어 김장철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밀과 콩, 옥수수 등의 가격도 연말이 다가올수록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들 품목의 국제가격은 이미 30% 이상 폭등했지만 수입가격이 국내 물가에 4~7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연말이 되면 밀가루는 올해 2분기보다 27.5%, 옥수수 가루와 식물성 유지, 사료는 각각 10% 전후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장면과 빵, 국수 등 음식가격이 덩달아 들썩일 수 있다. 대중교통과 공공요금 인상도 예정돼 있다. 3년마다 조정되는 택시요금은 기본요금이 2200~2400원에서 최고 3000원이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반 완행버스와 직행버스, 고속버스 요금도 5~10% 정도 뛰게 된다.
전기요금은 이달 초 4.9% 인상됐지만 겨울철 전력피크가 오기 전에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 저가 항공사들은 국내선 요금을 앞다퉈 올리고 있다. 관련 업체들은 곡물가와 연료비가 올라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서민들의 한숨은 더 깊어지게 됐다.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올해 하반기에 이처럼 물가가 한꺼번에 오르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가뭄과 폭염 같은 자연재해에 따른 공급감소로 인상요인이 있을 수는 있지만 대선을 빌미로 경쟁적으로 가격 올리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찜찜하다. 지금까지 반복된 일이기는 하지만 당국의 물가관리가 선거전에는 느슨할 것이라는 틈을 이용하는 측면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가공식품과 사료 가격의 짬짜미 등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물가관리에 개입하는데 한계가 있지만 물가대란을 수수방관한다는 지적을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채소류 수급과 애그플레이션 대책을 빈틈없이 추진하고, 가공업체들의 편법 가격인상이나 담합여부 등을 면밀히 살펴 물가불안을 최소화해야 한다.
공공·교통요금도 인상요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조정시기를 적절히 분산시켜 가계부담을 덜어줘야 할 것이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가뜩이나 불안한 먹거리 가격안정이 지속될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