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선 국민알권리 너무 얕본다
[사설] 대선 국민알권리 너무 얕본다
  • 충남일보
  • 승인 2012.09.17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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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일도 남지 않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하는 일을 보면 참으로 국민알기를 너무 우습게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거기에 남의 허물이나 들춰내면서 혼탁양상으로까지 가는 것은 정치 불신 등을 감안해 이번 대선은 네거티브 선거전을 자제하고 페어플레이를 펴기를 기대했던 국민들을 너무 실망시키고 있다.
앞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와 안철수 서울대 교수 측 사이에 벌어졌던 공방은 혼탁상의 대표적 사례다. 안 교수 측 금태섭 변호사는 박 후보 캠프의 정준길 공보위원이 전화를 걸어와 안 교수의 뇌물과 여자 문제를 폭로하겠다며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주장했고, 정 위원은 서울대 법대 동기인 금 변호사에게 시중의 소문을 전하며 조언하는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진실 여부를 떠나, 아무리 친구 사이라도 경쟁자 진영에 전화를 걸어 후보에 흠집이 될 사안을 입에 올린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선의로 전화를 했다는 주장도 믿기 어렵다. 불출마를 언급한 게 맞다면 저열한 정치 공작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박 후보 캠프가 진상을 파악해 응분의 조치를 취하고, 사과하는 게 옳다. 정 위원이 불출마를 종용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고 팔짱을 끼고 있을 일이 아니다.
그러나 금 변호사가 정보·사정기관의 뒷조사 및 여당과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것은 유감이다. 근거도 대지 않고 국가기관에 대한 불신을 야기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식으로 의혹을 부풀리는 것은 지지자들이 안 후보에 기대하는 새로운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설로만 떠돌고 있으나 만의 하나 국가기관이 야권 후보를 낙마시키려 사찰하고 선거전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면 국기(國基)를 뒤흔들 만한 사안이다. 반대로 이런 중대 사안을 증거 제시도 없이 주장하는 것도 위험천만한 일이다.
이제 민주당의 대선후보도 결정됐고 안철수 교수도 일간 출마여부를 발표한다고 하니 이제라도 국민들 앞에 나서서 국정운영에 대한 청사진을 밝혀주기를 바란다.
검증되지 않은 대통령을 뽑았다가 잘못된 국정운영으로 핍박과 설움을 받는 것이 결국 국민이라면 이들 후보들 책임도 만만치 않다.
지난 선거만으로도 국민을 무시한 선거였으면 충분하다. 이제라도 각 후보들이 서둘러 국민앞에 나서서 국정운영에 대한 철학과 신념을 밝히고 이를 통해 국민선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음 대통령 시기는 어려운 경제현실을 극복해야 하고 북한의 동요도 예상된다고 하니 안팎으로 국력을 집결하는 중차대한 역할을 수행할 대통령이 선출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앞에 이들의 신념과 철학을 하루라도 빨리 서로 토의하고 국정운영에 대한 믿음도 국민에게 주어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선 국민알권리 너무 얕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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