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출이 권장되는 사회로는 안 된다
[사설] 가출이 권장되는 사회로는 안 된다
  • 충남일보
  • 승인 2012.09.2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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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으로 인한 소외된 계층을 보듬는 사회안전망이 더욱 촘촘하게 짜여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장기화된 침체가 서민계층의 삶에 어려움을 가중시키며 자녀양육과 함께 가출증가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특히 빈곤층의 경우 이같은 환경악화가 자식들까지 버려지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대도시를 벗어난 외곽 보육원에는 이렇게 특별히 경제불황으로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거나 하는 극단적인 예는 드물지만 일용직인 아버지를 두고 있다든지 궁핍한 생활이 최악이 되면 아이가 맡겨지고 있다.
이들 아이들은 소외감과 어려운 생활환경으로 방치되는 것이 문제다.
어떻게든 먹고 살겠다고 아빠와 엄마가 돈 벌러 나간 사이 아이들은 그대로 방치된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은 방황하다 나쁜 길로 빠져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기불황이 만든 굴레를 우리 아이들이 그대로 뒤집어 쓰는 것이다.
KDI는 올 우리 경제성장률을 2.5%, IMF는 3.0%로 예상할 정도로 경기가 불투명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 기업들의 구조조정에 우리 가장들은 거리로 내몰리고, 장사를 시작해도 한 달에 돈 100만원 건지기도 힘든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정부가 고용한 교사가 일정시간 부모를 대신해 아이(0~12세)를 맡아주는 ‘아이돌봄서비스’ 이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아이돌봄서비스 이용가구는 3만1847가구. 이는 지난해 전체 이용건수인 3만7934건과 유사한 수치로, 상반기만 집계한 수치임을 감안할 때 올 한해 아이돌봄서비스 이용가구는 지난해의 2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기간이 경과하면서 아이를 직접 돌보기 어려운 가정에서 신청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인데 경기 사정이 악화하면서 여성들이 쉽게 직업을 포기하지 않는 경향도 이 같은 추세를 부추기고 있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될 수록 부모 모두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돌봄교실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차선의 대안마련도 요구된다.
문제는 집에 가지 않은 가출 청소년이 3년새 6배나 급증했다는 점이다.
가난이 싫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대부분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활을 영위하기도 하지만 좋지않은 환경으로 추락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 3년 사이 가출하는 청소년들이 35.1%나 증가했으며 지난 2009년 1만5114명이었던 가출 청소년(만14~19세)은 지난해 2만434명으로, 5320명이나 늘어났다.
올해의 경우 지난달까지 1만4542명의 청소년이 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산술적으로 보면 가출 청소년의 숫자는 올해 2만18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집에 돌아가지 않은 가출 청소년은 8월 기준 1107명으로 2009년(182명)의 6배에 달하는 상황이다.
집을 나오는 이유도 가정형편이 어렵다(혹은 매우 어렵다)는 응답은 58%에 달했다. 반면 잘 산다(혹은 매우 잘 산다)는 응답은 8.9%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의 소득 불균형과 경제 양극화 심화, 그로 인해 불안정한 구조의 가정이 늘어나면서 비정상적인 환경에서 성장하는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제 우리 정부가 이들을 위한 대택마련에 나서야 한다. 빈곤, 학업중단, 가출, 폭력 등 다양한 위험요인에 노출돼 있는 만큼 이를 최소화하고 이들이 제도권 안에서 생활을 정상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기반마련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안전망을 재점검하고 이를 통해 가출을 줄이고 가출한 청소년들이 나쁜 환경에 속하지 않도록 예방책도 강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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