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철수의 대권도전을 바라보는 기대와 우려
[사설] 안철수의 대권도전을 바라보는 기대와 우려
  • 충남일보
  • 승인 2012.09.27 1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권 출마에 나선 지 일주일이 지나면서 정치권들의 검증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잘 치를 수 있을 것이냐를 두고 세간의 말들이 많다.
이런 와중에 부동산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세금을 포탈한 문제로 공식기자회견을 갖는 등 해명과 함께 혹독한 시험을 치르고 있다.
안 후보는 선거과정을 통해 검증이 필요한 것은 인정하고 있지만 어떤 형태의 공격에도 초심을 잃지 않길 그를 선택한 유권자들은 바라고 있다.
의사, 기업가, 교수에 이은 정치인이자 대선주자로의 변신은 한편의 잘 짜인 드라마에서 클라이맥스를 보는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
이제 정치 초심자 안철수 원장은 오직 한 사람만 살아남아 모든 것을 독차지하는 냉혹하고도 비정한 링 위에 스스로 올랐다. 흑색선전과 이전투구를 낡은 정치로 치부했으나, 네거티브 선거전은 민주주의가 발전한 서구의 많은 국가에서도 동원되는 선거전략의 하나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 대선은 이상향은 될 수 있어도 현실적이지 못하다. ‘착한 후보’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는 네거티브 선거전에 대한 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사적인 영역과 관련된 의혹 제기에서부터 공적인 정책 검증에 이르기까지 대선후보 안철수는 성실하고 구체적으로 답할 준비와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아울러 대변인을 시켜서 자신의 입장을 갈음하거나, 비공개 일정을 소화한 뒤 ‘현재진행형’을 지켜봐야 할 취재진에게 번번이 뒷북이나 치게 하는 ‘비례(非禮)’와 일방통행은 그의 다짐대로 반복돼선 안 될 것이다.
앞으로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은 야권후보 단일화의 향배에 쏠리게 된다. 정상적인 대선이라면 제1야당의 후보와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 시도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수 십년간 야당의 적통(嫡統)을 이어왔다고 자부하는 민주통합당의 경우는 더 그렇다. 하지만 보수와 진보 사이의 진영대결이 돼 버린 우리의 대선에선 ‘야권분열=필패’라는 등식이 범야권을 지배하는 정서다. 이를 거스른 야권 후보들의 각개약진과 완주는 범야권 진영에서는 새누리당의 재집권을 돕는 ‘이적행위’로 간주될 소지가 크다.
하지만 다음 대통령의 역할 측면에서 보면 우리 사회에 매우 중차대한 현안들이 남아 있다. 당장 남북관계문제의 경우를 보면 북한의 체제변화와 관계설정문제가 그렇다. 또 당장 동북아 영해주권문제 쟁탈전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각 국은 힘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우리 대선주자들은 외교 안보문제에 비전과 대응방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민생문제도 심각하다. 불경기와 피곤한 국민 삶을 헤쳐나가는 동력을 만들어야 하고 세대간, 이념간 대립도 완화시켜야 한다.
상류사회로 진입하는 길목에 우리 사회가 만들어가야 할 정체성 문제도 중요하다. 그런만큼 다음 대통령이 될 사람들의 면면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는 바른 선택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국민들이 그 비전을 선택하게 된다는 뜻이다. 대선과정은 험난하고 진통도 많다. 그러나 기왕 국민적 지지를 등에 업고 출마했다면 후보답게 떳떳한 입장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안철수 후보에 거는 기대만큼이나 다른 후보에 거는 기대가 다르지 않다는 점을 유념하고 안 후보 역시 자기주장을 바르게 전달하는 자세를 견지해 주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