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음식궁합은 약식동원에서 출발한다
[기고] 음식궁합은 약식동원에서 출발한다
  • 김동희 교수 대전대 한의과대학
  • 승인 2012.10.11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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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기운이 수렴되어 안정을 이루는 계절이니, 폐기(肺氣)를 안정시키는 신맛을 가진 복분자주, 오디주, 구기자주가 적격이다.”
10월 대전국제와인&푸드페스티벌을 앞두고 술과 음식의 궁합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은 김동희 교수(46·대전대 한의과대학)의 음식궁합은 약식동원(藥食同源)에서 출발한다.
약식동원이란 ‘약과 음식은 같은 근원에서 출발한다’는 것으로, 음식도 약이 될 수 있고 약도 음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술이나 음식을 잘 섭취하면 약만큼 효능이 있다는 것이다.
술이나 음식이 약이 되기 위해서는 제철에 나는 것들을 지나치지 않게 적당량, 골고루 먹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단 알레르기 등 병적인 사항은 예외다. 사계절에 따라 사람의 행동이나 음식은 달라지기 마련이고, 사계절에 맞게 어떻게 먹고 행동하는가에 따라 건강이 좌우된다는 것이다. 성질이 차고 물이 많은 수박이나 참외가 여름에 좋은 과일인 이유, 따뜻한 음식이 아닌 동치미를 겨울에 시원하게 먹는데, 꼭 고추를 넣어 그 찬 기운을 잡아주는 등 이 모든 것이 조상들의 예지가 녹아든 음양의 궁합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사람이 죽는 이유를 한의학적으로 보면 극(極)상태로 가기 때문으로 찬 사람은 차서 죽고, 열이 많은 사람은 열 받아 죽는 것”이라며 “태어날 때 타고난 양인, 음인의 체질이 있는데, 찬 사람이 계속 찬 음식을 먹거나, 냉한 사람이 밀가루나 빙수를 먹으면 계속 극 상태로 가는 것이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주재법(酒材法)이라고 해서 술은 한약에서 약재로 쓰이는데, 약이 병소(病所)에 도달하는 속도를 빠르게 한다.”며 “선조들은 각 지방의 특산물 한약재로 그 지방 고유의 민속주를 담갔는데, 구기자주, 오미자주, 복분자주 등 모두 임상적으로 효용이 있는 것들”이라고 소개했다. 구기자, 오미자, 복분자 등은 간과 신장을 보하는 한약재로, 술을 먹음으로써 제일 먼저 나빠지는 간과 신장의 기운을 도와 보완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가 시민들에게 드리는 마지막 당부. “선조들의 말처럼 분명 술도 적당량 마시면 약주가 돼 건강에 이롭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못한 것이 지나친 과음이라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입니다.”
김동희 교수는 지난 2005년 한의대교수로서는 최연소로 지식경제부 주관 지역혁신센터조성사업인 RIC 센터장에 취임, 한·양방의 상호 협력에 의한 한국형 제3의학 창출 기반 조성에 매진하고 있으며 대학에서 공로상과 최우수 연구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계절에 어울리는 술과 음식의 궁합
▲봄- 간기(肝氣)를 도와 기운을 퍼뜨리는 역할을 하는 면천 두견주(진달래), 교동 법주(찹쌀 국화)와 화전, 쑥전.
▲여름- 심기가 열에 상하지 않게 청열하는 성질이 있는 진도 홍주(자초), 서울 삼해주(장기발효), 국화주와 메밀전, 감자전, 두부전, 녹두전.
▲가을- 수렴하는 계절로 간기를 안정시키는 신맛을 가진 복분자주, 오디주, 구기자주와 부추전, 고추전.
▲겨울- 만물이 기운을 안으로 품는 계절이니 수렴하여 응축하는 동시에 내부가 응결되지 않게 따듯한 전주 모주(계피, 생강, 대추 등), 이강주(배즙, 생강, 계피, 울금)와 안동 소주, 오가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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