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리만 추구하는 농협 체질개선 필요하다
[사설] 영리만 추구하는 농협 체질개선 필요하다
  • 충남일보
  • 승인 2012.10.17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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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농산물의 판매와 유통을 위해 정부에서 보조금까지 주면서 운영되는 농협의 상거래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심지어 농협은 국산 농산물 전용 인터넷쇼핑몰인 ‘NH쇼핑’이 농산물 판매에 소홀한데다 수입 농산물까지 편법으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반적인 체질개선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게다가 농협은 적자를 벗어나기 위해 영업확대를 추구하면서 이같은 수입산농산물 판매까지 하면서도 정작 임원들의 연봉은 해마다 늘어나 호화외유까지 잇따라 구설수에 오른 상태다.
국산 농산물 전용쇼핑몰의 경우 지난 2007년 269억원이었던 NH쇼핑의 농수축산물 거래액은 2011년 286억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그러나 비농산물 거래만 급증해 같은 기간 65억원에서 283억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이는 국내 농수산물 인터넷 거래가 해마다 급증하는 것과는 뚜렷이 대조된다.
NH쇼핑의 매출이 정체됐던 2007∼2011년 국내 농수산물 인터넷 거래는 3931억원에서 8210억원으로 109%나 급증했다. 한해 20%씩 성장한 셈이다. 전체 인터넷 거래에서 농수산물이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NH쇼핑이 농수산물 판매를 소홀히 하면서 국내 농수산물 인터넷 거래에서 NH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6.9%에서 지난해 3.5%으로 반토막났다.
심각한 것은 NH쇼핑이 수입 농산물까지 거래했다는 점이다. 막대한 정부 지원을 받는 농협은 계열 판매장에서 수입 농산물을 절대 판매할 수 없다. 그런데 NH쇼핑은 지난 2007년부터 올해 5월까지 5억5000만원의 수입 농수산물을 팔았다.
NH쇼핑이 판 수입 농산물에는 중국산 나물, 미국산 아몬드는 물론 터키산 월계수까지 포함돼 있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적자이면서 같은 기간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가 2배 이상으로 급증한 것도 문제다. 국산 농산물 유통 등을 이유로 정부에서 막대한 지원을 받는 농협이 농산물 판매에 소홀한 것은 물론 수입 농산물까지 판매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부는 국산 농수산물 유통을 핵심으로 하는 경제사업 활성화와 경영 효율화 등을 이유로 올해부터 5년 동안 농협에 1조8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농협의 답변은 매우 궁색하다. 제품 구색을 갖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입 농산물을 유통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흑자원년을 달성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더구나 농민들의 생활고가 갈수록 커지는데 농협중앙회의 비상임이사는 고액연봉에 호화 외유를 즐기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돼 농협의 경영체질개선이 시급하다.
농협중앙회가 비상임이사에게 지급한 금액이 1인당 연간 8600만원에 달하고 이는 국내 1, 2위 기업인 삼성그룹(7481만원)과 현대그룹(8401만원)의 직원 평균 연봉보다 높다. 비상임이사는 상근하지 않고 한 달에 한두 차례 이사회에만 참석한다.
2010년과 올해에는 프랑스, 미국 등지에 1인당 1700만원이 넘는 경비를 들여 ‘선진 해외농업 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연봉순위는 비상임이사 30명 중 80%인 24명이 조합장이며 조합에서 받는 급여까지 합치면 억대의 연봉이 넘어 국내 100대 기업 임원급 급여에 맞먹는다.
농가소득 평균은 비료, 인건비 등 비용 상승과 농산물 가격 정체 탓에 2008년 3050만원에서 2011년 3015만원으로 줄어든 농가소득에 반해 농협 비상임이사들만 배부르게 하는 농협의 경영이 심각한 만큼 정부의 철저한 감독과 개선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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