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행사업과 도박폐해 큰데 카지노 늘린다니
[사설] 사행사업과 도박폐해 큰데 카지노 늘린다니
  • 충남일보
  • 승인 2012.10.1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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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도박·개발 자본들이 앞다퉈 국내 해안도시를 중심으로 카지노호텔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려감이 크다.
해외 자본 유치에 목매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카지노호텔 건립이 관광 활성화와 세수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의 ‘카지노 사전심사제’ 도입과 맞물려 자칫 ‘도박의 덫’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본 슬롯머신 재벌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의 카즈오 오카다 회장은 지난 6월 방한, 인천 영종하늘도시에 4조9000억원을 들여 카지노 호텔 등 복합리조트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8월까지 1920억원을 직접 투자도 했다. 유니버설은 영종 국제업무단지에 2조7200억원을 투입, 카지노 호텔과 골프장도 짓는다. 미국 카지노 그룹 시저스엔터테인먼트는 7억5000만달러를 투입해 영종 미단시티에 카지노호텔과 부대시설을 짓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고, 특수목적법인 (주)에잇시티는 용유·무의도에 10조원 규모의 카지노 호텔을 포함한 리조트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파라다이스그룹과 일본 게임기 제조업체 세가사미홀딩스의 합작 법인은 2018년까지 영종 국제업무단지에 6621억원을 투자, 카지노와 특급호텔 등 위락단지를 조성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속한 영종도뿐만 아니다. 전북도는 새만금지구 관광 개발과 투자 유치 촉진을 위해 부안관광지구와 고군산지구에 외국인전용 카지노호텔 건립을 적극 검토 중이다. 전북도는 카지노 설치를 포함한 게임시티 조성사업에 대한 연구용역을 통해 전문가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 외국인전용 카지노 유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재원 확보를 위해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 도입을 검토했다. 제주도는 반대 여론에 부딪혀 현재는 논의를 중단한 상태지만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2012~2020년)’에 관광객전용 카지노 도입안을 포함하면서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제주에는 현재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많은 8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정부는 호텔 건설 등 대규모 선 투자 조건을 없애고 서류심사만으로 신청이 가능케 한 ‘카지노 사전심사제’를 지난달 도입, 한국 진출을 노리는 카지노 자본에 날개를 달아줬다. 내수활성화 명분이다. 카지노업계는 문화관광체육부의 ‘카지노 영업준칙’에서 금지한 내국인의 카지노 출입이 향후 허용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는 정선의 강원랜드뿐이지만 외국인전용 카지노는 전국에 총 16곳.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원랜드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1조1867억원(입장객 298만3000명)으로 1조1289억원(210만1000명)의 전체 외국인전용 카지노 매출액을 앞섰다.
문제는 도박 중독자 양산과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 급증이다. 실제 2010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도박 중독률은 6.1%로 같은 방법으로 조사한 영국의 2.5%, 프랑스의 1.3%에 비해 크게 높다. 내국인 출입허용이 예상치 못한 엄청난 부작용을 불러올 가능성을 보여주는 통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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