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속아 보아야 진실을 알 수 있다
[충일논단] 속아 보아야 진실을 알 수 있다
  • 송낙인 본부장 서부취재본부
  • 승인 2012.10.22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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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은 모든 것을 불신하며 산다.
내가 보고, 듣고, 생각한 것 외에는 전혀 믿으려 하지를 않는다. 사람이 살면서 한두 번 속지 않고 산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몇 번 속은 것을 가지고 아무리 유익한 정보를 주어도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 반면 지혜로운 사람은 몇 번 속을 것을 경험 삼아 시야를 더 넓혀 세상을 바라본다.
그래도 이런 곳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마음이 많이 열려 있다고 본다. 대부분 사람들은 암을 수술하지 않고 고쳤다고 하면 아예 믿으려 들지를 않는다.
그러나 서점에 가보면 ‘나는 암을 이렇게 고쳤다’라는 수많은 체험의 책은 다 무엇이란 말인가?
병에 걸린 사람들의 대부분은 남의 긍정적인 이야기보다는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것저것 다 해보았는데 다 사기더라. 그런 말을 두 사람에게 들으면 그 사람은 본인이 겪어 보지도 않고 머릿 속에는 더 이상 믿기를 거부한다. 삼인성호(三人成虎)란 세 사람이 범을 만들어 낸다는 말. 거리에 범이 나왔다고 여러 사람이 다 함께 말하면 거짓말이라도 참말로 듣는다는 말로, 근거 없는 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곧이 듣는다는 말이다.
모든 것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것만 믿으면 된다. 이 땅에는 명의들이 수없이 많이 있다. 그러나 누구 하나 그들을 알아주지도 않으며, 난치병을 고쳐 주어도 본인이 나을 때가 되어 인연이 맞아 고쳤다고 생각을 한다. 인연이 돼 고쳤던 때가 되어 고쳤건 간에 도움을 받고 병이 나았다면, 자체를 고마워하면 되는 것을 너무 쉽게 고치니까 아무나 하면 되는 줄 알고 무시하고 인정하려 들지도 않는다. 아마 병원이나 한의원에서 고쳤다면 난리가 났을 것인데, 지금도 전국에서 이런 일들이 수도 없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카페에 보면 불치, 난치병 치료 사례가 많이 있다.
아마 기존에 있는 치료법으로 이런 병을 고쳤다면 누구 말마따나 노벨 의학상을 받았을 것이라는 농담을 한다.
사람은 속아 봐야 진실을 알 수가 있다. 병 고침을 받는 것도 본인의 의지와 용기가 필요하다. 아무리 금 덩어리를 쥐어줘도 무엇 하나 돌이라고 우기며 버리는데, 만약 누가 각종 치료 사례의 글을 보고 찾아와 치료를 받았는데, 사실과 전혀 다르다면 그 뒷감당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아마 인터넷을 통해 한 순간에 돌팔이, 사이비로 매장이 되어 버릴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기 치료를 한다고 여기저기 수 없이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없어져 버렸다. 앞으로 세상은 인터넷의 역할로 점점 투명해 질 것이다.
모든 정보가 공개 되어 가기 때문에 진정으로 실력을 못 갖춘 사람은 자연 도태가 되어 버린다. 본인 생각에는 이곳에 명함이라도 내미는 사람은 실력이나 능력을 인정해 줘도 무방하리라 본다. 진정 실력을 못 갖춘 사람은 득보다 실이 훨씬 많을 수밖에 없다. 사실이 입증되고 하여도 고정 관념을 못 바꾼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매사 부정적으로 보고 자기가 아는 게 전부인냥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은 도리가 없다. 아무도 전혀 믿으려 하지 않는 사람보다 그래도 속는 사람이 결국에는 행운을 잡는다.
필자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자기병만 고쳐주면 아픈 사람 다 데려다 준다. 평생을 은인으로 생각하며 살 것이다. 몇 년이 지난 아직 한 사람도 안 데려오고 여직까지 전화도 없는 사람이 많이 있다.
그래도 계속해서 속으며 살 각오를 하고 있다. 그렇지 않고는 진실을 만날 수가 없을 것 같다. 인간의 몸에서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는 눈이다. 우리는 바라본 것을 중심으로 사고한다. 따라서 인류의 역사는 시각에 의해 발전해왔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세계적 통계학 권위자 발터 크래머는 ‘벌거벗은 통계’에서 숫자의 난세(亂世)를 이기는 지혜로운 통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루트비히 라이너스의 문체론을 인용한다. “인간은 눈을 사용하는 동물이다. 눈은 이성이 지쳐 있더라도 아직 수용할 능력이 남아 있다. 우리는 이 수용 능력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거짓말인줄 알면 왜 속았는가? 거짓말인줄 알면 속지 않지만 나보다 단수가 높으니까 거짓말인줄을 모르는 것이다. 거짓말하는 사람에게 속을 때 내가 듣기에 옳기 때문에 속는 것이다.
오직 거짓은 진실로 밖에는 승리할 수가 도저히 없다. 가짜를 감별하려면 진짜가 있어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감별할 방법이 없다. 병아리 감별사들이 암컷 수컷을 감별해 내는 것을 처음 배울 때 계속 정상적인 병아리를 봐야 된다. 그 다음에 비정상적인 것을 알게 되고 암컷과 수컷을 알게 되는 것이다. 보석 감정사도 마찬가지이다. 정상적인 보석을 먼저 공부를 해야 비정상적인 것을 구별해낸다. 의사들도 마찬가지이다. 정상적인 육체를 봐야 비정상적인 육체를 알지 않겠는가. 진실을 알아야 거짓을 알지 진실이 없으면 절대로 거짓을 알 수 없다.
수심가지인심난지(水深可知人心難知)란 말과 같이 물의 깊이는 알 수 있으나 사람의 마음은 알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와 같이 사람은 누구나 한 번 속아 봐야 진실을 알 수 있으므로 거짓말 세상에 속지 말고 조심해서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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