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전고장 손놓고 있을 일 아니다
[사설] 원전고장 손놓고 있을 일 아니다
  • 충남일보
  • 승인 2012.11.01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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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부족으로 인한 국가적 손실과 함께 국민적 고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잇따른 원전고장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2기가 또 고장으로 잇따라 멈춰섰다. 경북 경주의 월성원전 1호기가 지난달 29일 밤에 갑자기 발전 정지됐다. 원전이 정상 운영 중에 터빈 정지신호에 따라 전력생산이 끊겼다고 한다. 하루 전인 28일 새벽에는 경북 울진원전 2호기가 터빈에 증기를 공급하고 제어하는 설비에 이상이 생겨 증기조절 밸브가 자동으로 닫히면서 가동을 멈췄다.
이달 초에 영광 5호기와 신고리 1호기가 같은 날 고장을 일으킨 데 이어 이번에는 이틀 사이에 설비용량 67만9000kw급과 95만kw급 원전 2기가 연속으로 가동중단돼 원전관리에 대한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원전은 1978년 첫 가동 후 고장이 439건이나 된다. 지난 10년간 고장으로 573일간 가동이 중단됐고 경제적 손실도 4463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도 한국수력원자력은 고장 때마다 원자로에는 이상이 없으며 부품 교체 후 재가동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원전 관리체계가 구멍나 인근주민 안전과 환경, 전력수급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한수원의 대응은 여전히 불감증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
월성 1호기의 갑작스런 고장은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당장 수명연장 논란이 안전성 문제로 번져 가동중단 상황으로 갈 수 있고 덩달아 겨울철 전력난도 심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983년 4월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간 월성1호기는 내달 20일 설계수명 30년이 끝나 이를 10년 연장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 원전은 2009년 4월부터 27개월 동안 발전을 정지하고 7000억원을 들여 대대적인 설비개선 작업을 벌인 뒤 작년 7월에 재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난 1월과 7월, 9월에 이어 이번에 올해들어 4번째 고장이 났다. 지금까지 고장건수도 50건이 훨씬 넘는다. 장기간에 걸쳐 대대적인 정비를 하고도 고장이 잦은 것은 각종 부품이 더 이상 제기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낡았기 때문이라며 발전소 폐쇄를 주장하는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의견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대목이다.
월성 1호기는 안정성평가 등 심사일정 때문에 수명 만료 시한까지 연장 결정이 내려질 지 불투명하다. 관련 당국은 수명연장 승인 이전에 2007년 10년 연장 허가를 받은 고리 1호기가 전력공급 중단과 사고은폐 등 각종 사건사고로 지탄을 받은 이유를 안전문제와 함께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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