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선후보들 국민 너무 얕잡아 본다
[사설] 대선후보들 국민 너무 얕잡아 본다
  • 충남일보
  • 승인 2012.11.0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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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통령 선거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 간의 TV토론이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으면서 국민들의 비난이 커지고 있다.
국민들은 이번 대선후보들과 정당들이 국민들을 너무 얕잡아보고 있다며 비판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불과 40여 일 앞으로 다가 온 대선을 앞두고 이제야 단일화다 뭐다하며 후보들의 생색내기가 점입가경이다.
세 후보 측은 TV토론 무산 및 연기의 책임을 상대 후보에게 떠넘기느라 바쁜 모습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후보등록 이후 중앙선관위 주최로 세 차례 의무적으로 열리는 법정토론회 말고는 아예 TV토론회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1997년 대선 때 후보 대상 TV토론회 54회, 2002년 후보단일화 토론과 법정토론을 합쳐 TV토론 27회, 2007년에는 후보 대담ㆍ토론 11회였던 것과 사뭇 대비가 된다.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장 13∼15일로 예정됐던 순차적 개별토론 형식의 KBS TV토론이 무기한 연기된 것을 두고 세 후보 측은 설전을 벌이고 있다. 문, 안 후보 측은 박 후보의 불참 통보 때문이라고 주장했으나, 박 후보 측은 “두 후보가 먼저 하고 우리가 하는 방법이 있다는 의견을 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문 후보는 모든 형식의 토론에 응하겠다고 밝힌 반면, 박 후보 측은 야권 후보단일화 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면 3자 토론에는 응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만둘지도 모를 후보와 토론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2대 1 토론이 부담스럽기 때문인 듯하다. 안 후보 측도 문 후보와의 양자토론에는 소극적이라고 한다.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은 후보는 만회를 위해 TV토론에 적극적이고, 지지율이 높은 후보는 최소한 현상유지를 하고자 TV토론에 소극적인 것은 그다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각 후보 진영에서 TV토론 참석을 놓고 면밀하게 득실 계산을 하는 것을 무작정 나무랄 일은 못된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정치지도자들이 보여줘야 할 자세는 아니라고 본다.
무엇보다 자신의 미래를 맡길 국정 최고 책임자를 선택하는 중차대한 선거인데도, 유권자에게서 세 후보를 비교ㆍ평가할 기회를 박탈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미래를 위임할 국민들에게 무엇보다 먼저 알려야 할 것이 정권운영계획이고 이를 알림으로써 순전히 능력으로 대통령 권한을 위임받는 것이 도리다.
그런데도 여지껏 네탓공방만 하는 후보들의 이번 대선행태를 보면 매우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잘나고 못난 것도 모두 국민이 알아서 할 일이니 자신이 아니면 대통령을 할 사람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면 이는 큰 오산이다.
잘못된 대통령을 뽑아 국정운영이 마비되고 또 미래의 한국을 담보할 방법이 없어지는 책임은 고사하고라도 국민의 알권리가 어떤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대선후보들과 캠프가 알아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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