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화 속 ‘광해’는 우리 손으로
[기고] 영화 속 ‘광해’는 우리 손으로
  • 김성태 공주시선거관리위원회 선거부정감시단
  • 승인 2012.11.07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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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추석에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
어떤 영화를 볼까 고민하다 많은 영화 속에서 선전하고 있는 한 편의 영화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광해’라는 작품이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대선을 앞둔 이 시점에 한 나라의 왕을 소재로 한 영화 ‘광해’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흥행 요인을 살펴보면 배우의 탄탄한 연기 등 다양한 요소가 있겠지만 어쩌면 이번에 치러질 대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염원이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난달 우리위원회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관내 중학교 학생 20여 명과 함께 지역축제 기간을 이용하여 공명선거 캠페인을 실시하였다. 그중 캠페인에 참여한 학생이 물었다. “왜 공명선거 캠페인을 하나요” 순간 나는 머뭇거렸다. 적지 않은 당혹감에 대충 둘러대긴 했지만 많은 생각이 내 머리속을 스쳐지나갔다. 선거를 앞두고 의례적인 행사? 아니면 아직 잘못된 선거관행이 남아 있어서? 긍정적으로 해석을 할 수 도 있겠지만 왠지 현실과는 괴리가 있는 것 같아 조금은 씁쓸했다.
과거 우리나라의 선거는 유권자의 무관심으로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보다는 혈연, 학연, 지연에 기반한 투표 행태로 정책선거와 거리가 먼 행보를 걸어왔다. 정치적 무관심은 후보자간 흑색선전, 상대후보자의 비방 등 언론 플레이를 통한 네거티브 방식으로 유권자의 귀와 눈을 멀게하여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우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고 공직선거를 치를수록 시행착오를 거쳐 다양한 정치개혁과 국민참여를 통해 많은 병폐를 극복해왔다. 지금도 대한민국은 선진화된 선거문화 형태로 진보하고 있는 중이다. 대표적인 예가 구체적이고 분명한 공약을 의미하는 매니페스토(Manifesto)이다.
영국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정치권이 스스로의 변화를 위해 도입되었으나, 한국에서는 시민운동 차원에서의 정치개혁을 위해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에 처음 도입되었다. 상대를 낙선시키기 위한 네거티브 방식의 선거를 탈피하고 후보자의 공약과 정치이념을 통해 경쟁하는 포지티브 선거문화를 국민들 스스로 정착시킨 것이다. 하지만 짧은 역사만큼 아직 미완의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책선거를 통해 선진 선거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당, 후보자, 유권자 등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때 비로소 가능하게 된다. 정당과 후보자들은 책임 있는 정책과 공약을 제시하고, 언론 등 다양한 기관에서는 공정하고 객관적 사실의 정보들을 유권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 유권자의 올바른 선거의식이다. 그동안 많은 시민단체와 언론에서 정책선거를 통한 건전한 정치문화 조성을 위한 자구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성숙한 선거 행태로 인해 정책선거를 구현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유권자들은 무엇이 실현가능 한 정책인지, 국가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쳐야 하는지 등 적극적 관심과 동참으로 투표권을 통해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 더욱이 역대 대통령선거 때마다 충청권은 ‘캐스팅보트’의 역할로 선거 판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만큼 우리 대전·충청권 주민에게는 더욱 요구되는 부분이다.
이제 선거일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정당·후보자간 경쟁은 갈수록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자칫 과열경쟁이 불법선거운동으로 이어져 국민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하고 18대 대선에 오점을 남기지는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제 판단은 유권자의 몫으로 남아있다. 꼼꼼하고 냉철한 유권자로서 합리적인 선택을 통해 영화 속 가짜 ‘광해’처럼 진정으로 국민을 사랑하고 이 나라를 이끌어 갈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현실로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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