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투표관리 부실시비 나오면 안 된다
[사설] 투표관리 부실시비 나오면 안 된다
  • 충남일보
  • 승인 2012.12.13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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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통령선거에 대한 실질적인 투표인 부재자가 시작됐지만 속이 비치는 봉투를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부터 이틀간 부재자 투표가 이뤄지는 가운데 일부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재자 투표 회송용 봉투가 옅은 색깔과 재질 탓에 투표용지가 속이 훤하게 들여다 보이는 용지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터넷 게시판이나 SNS에서는 속 비치는 부재자 투표에 대처하는 법 등이 올라오고 있으며 광주에서는 광주 동구와 남구 선거관리위원회가 제작 발송한 부재자 투표 회송용 봉투가 속이 비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구는 대선·구청장 보궐·구의원 보궐 선거를 동시에 시행하는 나 선거구는 황갈색 봉투를, 대선·구청장 보궐 선거를 시행하는 나머지 지역은 하늘색 봉투를 사용하고 있다. 남구는 모든 선거구에서 하늘색 봉투를 사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투표용지를 동구는 2612명(거소투표자 268명), 남구는 5932명(거소투표자 391명)에게 일제히 발송했다. 이들 지역 봉투에서 투표용지가 비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은 봉투의 색깔이 지나치게 연한 색깔이기 때문이다. 부재자 투표 회송용 봉투는 중앙선관위에서 정한 규격에 따라 지역선관위가 색깔을 선택해 자체 제작한다.
각 지역선관위는 지역별로 다시 분류해 선거구로 회송하는 부재자 투표의 특성을 고려해 분류가 용이한 색깔을 선택할 뿐 봉투 색깔 선택의 특별한 이유는 없다. 문제는 이 지역의 부재자 투표 회송용 봉투를 강한 햇빛이나 전등에 비춰보면 누굴 찍었는지 식별할 수 있다는 것.
이같은 문제는 헌법에 따라 보장된 비밀투표의 원칙이 훼손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되고 있지만 선관위측은 ‘문제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어 문제다.
선관위입장은 안이 비치더라도 투표자의 인적사항이 기재되지 않아 혹시 볼 수 있더라도 누가 찍었는지 알 수 없고 또 (투표함에 넣을 때) 투표용지를 접어버리면 보이지도 않고 참관인이 투표 과정을 모두 지켜보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같은 선관위의 안이안 대처다. 누굴 찍었는지 알 수 있다면 특정후보 투표용지를 버릴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하는 등 선관위의 해석에 대해 오히려 선관위가 투표를 돕고 있다는 오해마저 생기는 것이다. 나아가 누굴 찍었는지 보일 수 있다면 접어서 투표해야 하는데 잉크가 마르지 않은채 접을 경우 무효표가 나올 수도 있는등 부작용마저 우려된다.
특히 부재자 투표 중 거소투표자는 투표소에서 투표하지 않고 우편발송하기 때문에 투표용지가 노출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관위가 이같은 문제발생에 대해 개선책과 선거관리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것이 순서다. 말로는 엄정한 투표와 선거를 외치면서 정작 이같은 실수로 부작용이 발생될 수 있다는 개연성을 무시하려는 태도는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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