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계 신용위험 10년 만에 최악
올 가계 신용위험 10년 만에 최악
은행, 中企는 물론 대기업까지 ‘대출 문’ 닫는다신용위험수위 높아 가계부채 문제 해결 등 난제
  • 고일용 기자
  • 승인 2013.01.03 18: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1분기 가계 신용위험 예측치가 근 10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치솟았으며 은행의 대출 문턱 역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10~24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6개 국내은행 여신 책임자를 면담해 3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1분기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34p로 나타났다.
이는 카드사태가 발생한 2003년 2~3분기(44p) 이후 가장 나빠진 것이다.
금융위기(2008년 4분기~2009년 2분기) 25p보다도 더 높다.
2011년까지 3~9p 사이를 오르내리던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2분기 22p로 훌쩍 뛰더니 3분기 28p, 4분기 31p로 상승했다.
한은은 “경기 부진 영향으로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에 대한 (은행의) 우려가 심화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신용위험 역시 악화했다. 1분기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은 34p, 대기업은 13p였다. 모두 금융위기(2009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값이다.
신용위험이 상승하며 은행의 대출태도도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더 보수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업의 대출수요는 늘어나는 추세다.
1분기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태도는 -3p로 금융위기(2008년 4분기ㆍ-28p) 이후 가장 냉랭했다. 대기업 대출태도(-6p)마저도 금융위기(2009년 2분기ㆍ-9p) 이후 가장 소극적이다.
중소기업의 대출수요는 16p로 여전히 높다. 대기업(16p)도 유동성 확보를 이유로 대출수요가 전분기(6p)보다 크게 늘어 은행으로선 ‘비 올 때 우산 뺏는다’는 비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2012년엔 신용위험이 커져도 은행의 대출태도는 플러스(+)를 유지됐지만 올해는 대기업 대출태도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며 “원화절상, 대외경제 악화 등으로 은행이 경계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역시 올해 우리 경제의 중요한 과제로 가계부채 문제를 꼽으며 지속적으로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2일 “가계부채는 증가속도를 관리하는 동시에 긴 호흡을 갖고 질적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금융회사의 장래 위험을 최소화하고 서민 생활을 안정시키는 한편, 연착륙 과정에서 거시경제가 충격을 받지 않게 성장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의 신용위험 증가 등 잇단 악화예상에다 불어난 가계부채완화 문제가 최대 정책과제로 부상하면서 올 상반기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해 가계부채문제 해결을 위한 금융당국과 범정부차원의 정책추진 여부가 최대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