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소방서(서장 강호빈)에 따르면 정찬성 대장과 김점분 여대장 등 남면의용소방대 50여명은 예초기와 낫 등을 이용해 100여기에 이르는 무연고 묘에 대한 벌초작업을 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후손이 없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이들 묘지는 어른 무릎을 덮을 정도로 잡풀이 무성해 벌초작업은 무려 오후 3시까지 진행됐으며 대원들은 이날 정오쯤 직접 마련해 온 제사 음식으로 합동차례를 지내는 등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무연고 묘지를 돌보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7년부터이다.
한쪽에선 추석 성묘가 한창이지만 다른 한쪽에선 돌보는 이가 없어 잡초가 무성한 마을의 무덤이 마음에 걸려 외로운 영령들이 편히 잠들 수 있도록 묘지를 관리하자는데 뜻을 모아 대원들과 함께 매년 벌초작업을 확대해 왔다.
정찬성 대장은 “추석이 가까워졌는데도 찾는 사람이 없는 묘지를 보면 괜스레 내 일처럼 마음에 걸렸다”면서 “효와 예,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굳이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닌만큼 특별한 일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미소를 지었다.
김점분 여대장은 “이곳 묘지에는 가족이나 친지 등 후손들이 없어 방치된 묘가 절반에 달하고 있어 무척 안타깝다”면서 “친척이나 가족도 모르는 무연고 묘지지만 조상을 기리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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