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박근혜 정부의 충청권 파워엘리트 실체
[기고] 박근혜 정부의 충청권 파워엘리트 실체
  •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 승인 2013.02.2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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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움직이는 파워엘리트는 1500명
미국의 비판사회학자인 밀스(C. W. Mills, 1916~1962)가 저술한 ‘파워엘리트(The Power Elite)’(1956)는 1950년대 중반 미국의 정치상황을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최근에 이규연 외 공저인 ‘대한민국 파워엘리트’(황금나침판, 2006년 4월 12)와 매일경제신문 정치부 기자들이 지은 ‘박근혜시대 파워엘리트 180인’(2013년 1월 15일) 가 발간되어 널리 읽히는 바람에 이제는 파워엘리트가 일반인들에도 친숙한 개념이 되었다.
밀스에 의해 일반화된 파워엘리트(power elite)는 사회조직의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그 조직사회의 각종 의사결정 및 집행을 담당하는 권력집단을 말한다.
2011년 1월 18일 국회도서관(관장 유재일)이 발행한 ‘2011 미국을 이끄는 파워엘리트’에는 미국 제 112대 의회 상·하의원 535명, 행정부 고위관료 32명, 한반도 관련 주요 인사 21명, 주지사 50명 등 638명이 소개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세계 최강국인 미국을 움직이는 파워엘리트는 1500명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국일보 2013년 1월 1일자에 박근혜정부의 파워엘리트 150인이 보도되어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박근혜정부 파워엘리트 150명 분석
2013년 2월 25일에 박근혜정부가 출범하여 앞으로 5년 동안 한국을 통치하게 된다.
박근혜정부의 파워엘리트 150인의 출신 지역별 분포를 보면, 서울·인천·경기가 40명으로 26.7%, 부산·울산·경남이 35명으로 23.3%, 대구·경북이 26명으로 17.3%, 대전·충남북이 18명으로 12%, 광주·전남북이 18명으로 12%, 강원이 8명으로 5.3%, 기타가 5명으로 3.3%를 차지하고 있어, 수도권과 영남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평균 연령은 57.7세로 집계됐고, 50대가 63명으로 전체의 4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성별로는 여성이 17명으로 11.3%에 지나지 않아 여전히 남성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출신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64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고려대가 15명, 연세대가 14명, 이화여대가 7명, 서강대와 성균관대가 각각 6명, 중앙대·동국대·육사가 각각 4명을 차지했다. 그리고 해외 박사가 34명이다. 직업별로는 현역 국회의원이 58명, 전직 국회의원이 37명, 현역 대학교수가 16명을 차지했고, 나머지는 대부분 광역단체장과 인수위원회에 새롭게 합류한 일부 인사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대선 기간에 선대위에서 활동한 경력을 갖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충청권 파워엘리트 실태
박근혜정부의 충청권 파워엘리트 18명에 속한 인사로는 대전광역시의 강창희 국회의장·염홍철 대전광역시장, 충남의 김용준 인수위원장·김용환 새누리당 상임고문·김호연 빙그레 전 대표이사·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윤상현 국회의원·윤주경 인수위 국민대통합위 부위원장·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이완구 전 충남지사·이인제 국회의원·안상수 전 인천시장·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충북의 곽병선 행복교육추진단장·김현숙 국회의원·박창식 국회의원·윤성규 한양대 연구교수·자니윤 재외 선대위원장 등을 들 수 있다. 이 밖에도 대전 출신으로 인수위원회 국정기획조정분과위 간사를 맡은 유민봉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와 충북 보은 출신으로 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를 맡은 이현재 전 중소기업청장이 박근혜정부 충청권 파워엘리트로 각광받고 있다. 그런데 박근혜정부의 충청권 파워엘리트 20명 중 충청권 대학교 출신은 단 한 명도 없어 아쉬움을 남겨주고 있다.
충청권에 오랫동안 뿌리를 박고 인재를 양성해온 4년제 국립대로는 충남대·충북대·한밭대·공주대·교통대 등이 있고, 사립대로는 청주대·한남대·목원대·배재대·대전대·우송대·서원대·건양대 등이 있다. 그런데 박근혜정부의 파워엘리트 150명 중에서 이들 대학을 졸업한 인재는 단 한명도 없다. 그러나 지방대학 중에서도 영남대는 3명을 배출했고, 인하대·아주대·경북대·대구대·동아대·울산공대·경남대에서 각각 1명을 배출해 충청권 대학들과 대조가 되고 있다.
그리고 18대 대통령직인수위 파견 공무원 53명 중 충청권 출신이 6명(대전 1명, 충남 4명, 충북 1명)이지만, 충청권 대학 출신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런데, 부산수산대와 영남대 출신 인사들이 각각 1명씩 배정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신동아 2013년 1월호에 의하면, 박근혜정부 파워엘리트 50인 중 충청권 출신은 3명(충북의 곽병선, 충남의 김용환과 서청원)에 불과하고, 대통령직인수위 외부 전문·실무위원 35명 중 충청권 대학 근무자는 1명(한국기술교육대 유길상 교수) 밖에 없어 타지역과 비교해 볼 때에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하여 충청권의 현안 과제인 대덕과학벨트 조성, 세종시와 내포신도시 건설, 광역 철도망 건설, 구도심 활성화, 제2의 서해안고속도로 건설 등과 같은 사업이 예산을 제때에 확보하지 못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충청권 대통령 배출의 당위성과 필요성
충청권 대학들이 비교적 파워엘리트를 많이 배출하지 못한 것은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을 해방 이후 이제까지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데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국무총리와 장관과 차관은 물론 대법원장, 감사원장, 국정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합참의장, 국가인권위원장, 방송위원장, 헌법재판소장, 금융감독원장, 한국은행장, 공기업 CEO, 3급 이상 고위공무원 1만8000여 명 등 수많은 국가 요직의 장을 임명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래서 해방 이후의 한국 정치사를 회고해 보면, 어느 지역에서 대통령이 배출되느냐에 따라 지역의 파워엘리트 배출 분포가 많이 변동했다.
다행히도 충청도가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데에 캐스팅보트(casting vote) 역할을 잘 해내 충청권 출신 인사들이 국가의 주요 직책에 많이 임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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