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출범 후 최대 위기
프로농구 출범 후 최대 위기
금품수수·고의패배·승부조작 의혹까지 대형악재 잇따라
  • 뉴시스
  • 승인 2013.03.0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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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7년을 맞은 프로농구가 최대 위기를 만났다.
프로야구·프로축구와 더불어 3대 스포츠라고 자부하던 프로농구가 올 시즌 연거푸 대형악재에 맞닥뜨리면서 흔들리고 있다.
5일 경기도 의정부 지검에 따르면 검찰은 프로농구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된 브로커 A씨에게 3000여 만원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현역 프로농구 B감독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아직 혐의를 받고 있는 단계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야구·축구·배구를 휩쓸고 간 승부조작에서 유일한 ‘클린스포츠’로 남았던 ‘프로농구’이기에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또한 선수가 중심이 됐던 다른 종목과는 달리 감독이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점도 충격을 더한다.
프로농구는 올 시즌 시작부터 대형악재에 시달렸다.
시작은 심판의 금품수수 문제였다. 지난해 11월에는 KBL 소속 심판이 2008년 모 프로농구 관계자로부터 소속팀을 잘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200만원, 노트북 1대 등 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사실이 적발됐다.
또 그 무렵 아마추어 농구 심판과 감독·코치간 금품수수 사건까지 함께 엮이면서 농구계 전체를 흔들리게 했다.
남자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팬들을 실망시켜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실망감을 감추기는 어려웠다.
심판 금품수수 문제가 잠잠해질 즈음에는 ‘고의패배’ 의혹이 프로농구를 흔들었다.
대어급 신인들이 나오는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권을 확보키 위해 몇몇 구단이 고의적으로 패배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7~10위로 시즌을 마치면 23.5%의 1순위 지명권 확률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3~6위 팀에 돌아가는 1순위 지명권 확률은 1.5%에 불과하다.
KBL은 지난 2월 말 부랴부랴 이사회를 열고 종전 하위그룹(7~10위)이 가졌던 23.5% 확률을 15%로 대폭 낮추고 상위그룹(3~6위)은 1.5%에서 10%로 높였다. 하지만 2014~2015시즌부터 적용된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찜찜했다.
연이은 악재에 팬들도 등을 돌렸다. 고의 패배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5라운드 관중 수는 모두 18만248명으로 평균 4005명이다. 지난 시즌 5라운드(21만2998명· 평균 4733명)와 비교하면 무려 15.4%나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팬들의 떠나간 마음을 돌이키기도 전에 감독이 개입된 승부조작을 의혹을 받으면서 프로농구는 또 한번 위상에 금이 가게 됐다.
모 방송 농구 해설위원은 “올 시즌 프로농구에 계속 악재가 겹치고 있다. 프로농구 전체 흥행에도 큰 타격이 될 것 같다.
현장에서 만나는 관중들도 다소 흥미를 잃은 분위기”라며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이번 건을 계기로 강도 높은 쇄신을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2012~2013시즌을 열심히 달려온 프로농구는 오는 22일부터 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6개월간의 땀의 결실을 바탕으로 마지막 축제를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제대로 된 축제 분위기가 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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