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칼럼]‘미얀마의 희망’을 기대하며
[김인철칼럼]‘미얀마의 희망’을 기대하며
  • 김인철 편집국장
  • 승인 2007.09.30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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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 동남아 한 구석에서 벌어지는 유혈사태가 결코 남 얘기로 들리지 않는다.
미얀마 유혈사태로 적어도 수 백 명이 희생되고 있다는 비공식 보도다.
이 유혈사태가 예사롭지 않음은 27년 전 ‘서울의 봄’을 맞으며 광주유혈사태를 몸소 겪었던 우리이기 때문이다.
이미 광주시민들은 민주주의가 목숨보다 소중한 가치임을 입증해 주었지 않았는가.
결론적으로 말해, 미얀마 군부의 국민탄압과 살상으로 인한 유혈사태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미얀마 군부권력에 항거하며 민주화투쟁을 하고 있는 국민들을 살상하는 일은 결코 지구상에서는 있어서는 안 될 가장 사악한 지구촌 범죄행위인 까닭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난달 미얀마 군정세력에 대항, 급물살을 타고 전개된 반정부 시위는 이제 군정의 강압적인 탄압으로 그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양곤 시내는 곳곳에 퍼져 있는 군인들과 경찰들에 의해 포위됐고 일부 시위자들의 외로운 항쟁만이 소규모로 이어지고 있다는 외신들의 소식이다. 많은 시위자들은 국제사회의 도움 없는 싸움에 이제 더이상 미얀마 정부에 대항할 힘이 남아 있지 않다는 반응이 들려온다.

사그러져 가는 ‘양곤의 봄’
일부 목격자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양곤 시민 수명이 시위가 진행 중인 수도원으로 가려고 했지만 미얀마 군인에 의해 진압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군인들은 시민들에게 병력을 보강한 후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위협적인 말을 했다고 시민들은 전하고 있다.
실제 그는 주변의 시민들이 이번 반정부 시위가 지난 1988년 민주화운동 때와 마찬가지로 군정에 의해 무력으로 탄압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고 국제사회 또한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지난 1988년 때와 같이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시위자들을 바라만 보고 있을 것으로 비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얀마는 군인과 경찰들이 양곤과 만달레이 곳곳에 배치돼 있으며 쇼핑몰과 상점, 공원은 문을 닫은 상황이다.
시위에 참가했던 한 여성은 경찰의 무력 진압에 의해 당시 남자친구와 헤어졌으며 그 이후로 남자친구를 보지 못했다고 말하고 “승려들이 이번 시위에서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였지만 이제 대부분의 승려들도 수도원 앞에 군정이 설치해 놓은 장애물과 철망으로 인해 포위돼 있는 상태다”라고 전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미국은 미얀마 정부에 대한 대응책으로 미 금융기관 내 미얀마 지도자 14명의 재산을 동결시키고 미국인들이 이들과 사업을 하는 것을 금지시켰지만 이 같은 미국 등 세계 각 나라는 이번 미얀마 민주화 시위에 침묵해서는 절대 안된다. 그들이 침묵하는 것은 폭정을 일삼는 정부를 시인하는 것과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 침묵하면 더 사악
미얀마와 무역거래에 있어 아주 중요한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에게 많은 나라가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것도 같은 연유에서다.
한편 현재 미얀마를 포함 10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미얀마 군정의 이번 무력 진압 사태를 두고 미얀마의 ASEAN 제명 등에 대한 사안에 대해 어떠한 암시도 주지 않고 있는 점은 참으로 안타까운 대목이다.
이에 미얀마로부터 추방돼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있는 아웅산 수치 여사의 지지 세력인 버마연합의 국가화해 정부측이 밝힌 바와 마찬가지로, 현재까지 민주화를 얻기 위한 노력으로 생긴 희생은 충분한 보상을 받을 가치가 있다. 더 늦기 전에 국제사회가 모든 외교적인 노력과 실질적인 중재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
미얀마 유혈사태는 미얀마 국가와 국민들의 불행이며 광주민중항쟁의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도 대단히 슬픈 소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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