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대·기아차 리콜교훈 잊어서는 안 된다
[사설] 현대·기아차 리콜교훈 잊어서는 안 된다
  • 충남일보
  • 승인 2013.04.07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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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킨텍스에 세계자동차 모터쇼가 열리면서 유례없는 100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런 불황기에 이같은 인파로 모터쇼 흥행이 성공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전시된 대부분의 자동차들이 현행 판매 중인 모델을 선보이면서 이번 행사가 전시성 행사로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술혁신성과 미래 비전을 담아내지 못했기 때문인데 그런만큼 자동차 판매를 위한 각국의 각축전도 치열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곳에 전시된 현대와 기아자동차 모델들이다. 이 역시 판매 중인 차량이 집중됐고 미래형 자동차라곤 한정된 부분에 그쳤다. 세계 유명 자동차회사들로부터 전시된 차량들은 아예 시승을 하지도 못하게 돼 있는 곳이 많았고 말 그대로 디자인 전시장과 같았다.
문제는 많은 시승자들이 한국차의 후진성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았다. 원가절감을 지나치게 강조해 섬세한 디테일이 부족하고 상대적 편의성도 적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들은 현대·기아차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대규모 리콜이 발생한 것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과거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인 도요타자동차가 한 순간에 나락에 빠진 일이 있다. 2008년 8월 가속페달 문제를 시작으로 결함부위와 대상 차종이 확대되면서 2010년 2월에는 리콜·수리 대상이 2009년 한 해 동안 일본에서 판매한 자동차 대수에 이르렀다.
도요타는 사상 최대의 리콜사태로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한 때 도요타에는 선진 생산방식을 벤치마킹하려는 기업들이 세계 각지에서 몰렸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대량 리콜사태는 세계 1위를 달리던 도요타뿐만 아니라 일본이 갖고 있던 이미지도 함께 깎아 내렸다. 가속페달의 결함이 도요타에 급제동을 걸었고 치명적인 굴욕을 안겨줬다. 특히 도요타가 초기에 보여준 더디고 무책임한 대응은 ‘품질의 도요타’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데 한몫 했다.
이번에는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187만대라는 사상 최대의 리콜 폭풍을 맞았다. 브레이크등 스위치와 에어백 결함이 원인이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에서도 16만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한 마디로 위기다. 그렇지 않아도 ‘연비 과장’ 문제로 이미지를 실추했는데 이번엔 안전과 직결된 브레이크등과 에어백쪽에서 결함이 발견됐다. 과거 도요타와는 달리 현대·기아차는 자발적으로 조사에 참여해 결함을 인정하고 리콜하기로 했지만 신뢰도 하락과 고객 이탈은 감수해야 할 것 같다.
이번 리콜사태는 세계시장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 못하는 만큼 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그동안 피땀 흘려 확대해 온 시장 점유율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자동차 설계에서 부품조달, 완성차 조립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서 품질저하를 야기할 수 있는 잠재적 요소를 없애는 등 품질관리를 더욱 엄격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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