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존경받고 믿을 수 있는 공직사회를 바라보며
[기고] 존경받고 믿을 수 있는 공직사회를 바라보며
  • 송영호·태안군 태안읍
  • 승인 2013.06.10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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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선조8년에 동서(東西)분당이 시작되었다. 서쪽에 사는 사람과 동쪽에 사는 사람 의견이 엇갈려 분쟁이 일어나자 서쪽 사람을 편드는 사람은 서인(西人)이라 부르고 동쪽 사람을 편드는 쪽을 동인(東人)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로부터 임금이 어느쪽을 편들고 지지해주느냐에 따라 권력이 변동되면서 세상이 조용해지는 날이 없었다. 이른바 당쟁시대가 도래되어 심한 경우는 살육전까지 벌어지면서 나라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른 경우가 한두 차례가 아니었다.
그러던 무렵에, 임금이 어느쪽을 편드는 것이 아니라 존경하고 믿는 사람이 있었다. 선조가 가장 존경하고 믿었던 두 사람이 바로 율곡 이이와 우계 성혼이었다.
그렇게 존경하고 믿는 사람을 편든다고 반대편에서 공격하자, “그렇다면 임금 자신은 당인(黨人)이 되겠다.”며 “나는 이혼(珥渾)당이다.”라고까지 말할 정도로 그 두분을 존경하고 믿었다는 것다. 물론 이이나 성혼은 반대파의 공격으로 온갖 수모를 겪기도 했으나. 임금의 존경과 믿음의 주인공들이었기 때문에 그 두분은 끝내 역사적으로 존경받고 신뢰를 받는 현인의 지위에 오르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장관도 많이 바뀌고 차관도 많이 바뀌여 어떻게 임금을 보필해야 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를 생각해보았다. 다산의 방법을 들어보자. “임금을 섬기는 방법은 임금에게 존경받는 사람이 되어야지, 임금의 사랑까지 받을 필요는 없다. 임금에게 신임을 받는 사람이 되어야지, 임금이 기뻐하는 사람까지 되어서는 안 된다.”(事君之法 要爲君所敬 不要爲君所愛 要爲君所信 不要爲君所悅 ; 示學淵家誡)라고 말하고는, “아침 저녁으로 잘 모시는 사람은 임금이 존경하지 않으며, 글만 잘하는 사람도 존경하지 않으며, 글씨를 민첩하게 잘 쓰는 사람도 존경하지 않으며, 임금의 얼굴 표정을 살피며 비위를 잘 맞추는 사람도 임금은 존경하지 않는다…”라고 말하여 아부하고 아첨하는 신하는 임금이 절대로 존경하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겼다.
이이나 성혼처럼 훌륭한 인격, 높은 학식, 탁월한 경륜을 제대로 갖춘, 경국제세(經國濟世)의 능력을 지닌 신하들만 임금은 존경하고 믿어준다는 주장을 폈다. 통치행위 중에서 역시 어려운 것은 인사(人事)다. 과연 요즘의 인사에서 임금이 존경하고 믿는 그런 인물들이 등용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위의(威儀)가 장엄하지 못한 사람, 측근 신하의 세력에 도움을 받으려는 사람도 임금은 존경하지 않는다고 다산은 말했다. 임금은 물론 모든 국민이 존경하고 신뢰하는 그런 장차관들이 무수히 등장할 때만 나라가 제대로 되지 않을까? 안타까울 뿐이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것 같이 생각을 하고 있는 오늘에서 온 국민이 더욱 새로워진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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