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교사 ‘마여진’, 카메라 밖에서는…
악마 교사 ‘마여진’, 카메라 밖에서는…
MBC ‘여왕의 교실’ 고현정, 아역 배우에게 한없이 다정다감
  • 뉴시스
  • 승인 2013.07.03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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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깔 호호호 하하하”
MBC TV 수목드라마 ‘여왕의 교실’(극본 김원석·김은희, 연출 이동윤) 출연진이 잠시 긴장을 풀었다. 무서운 교실 밖으로 나온 어린이들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녹화의 긴장감이 많이 녹았다. 그동안 친분과 우정이 쌓인 모습이다.
극중 6학년3반의 악마 같은 교사 ‘마여진’ 역의 고현정(42)을 비롯해 학생 김향기(13)·천보근(11)·김새론(13)·서신애(15)·이영유(15) 등이 지난 2일 한 자리에 모였다.
학생들이 “드라마가 끝나면 고현정 선생님 집에 놀러 가고 싶다.”고 하자, 고현정은 “콜!”하며 환영했다. “배우들이 원한다면 우리 집이야 뭐…. 대신, 음식은 시켜먹는 걸로” 그러면서 ‘마연진’ 교사의 말투로 “전원 참석하는 걸로. 감독 빼고 배우들끼리만 보는 걸로 하지”라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고현정은 “드라마 하면서 ‘이 친구들을 언제 이렇게 보겠나’라는 생각이 든다. 굉장한 캐스팅이다. 힘들기는 하지만 ‘이걸 눈에 담아둬야지, 다시는 올 수 없는 순간들이다’는 생각을 한다.”며 “마여진은 마여진대로, 하지만 개인적으로 모두 담아두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성인 배우들과의 차이점도 설명했다. “성인 배우들하고 연기할 때는 별로 심각하지 않은데 심각하게 이야기하지만, 이 친구들과 있으면 진짜만 이야기하는 것 같다.”며 “재미있는 이야기나 머리카락 한 가닥만 내려와도 웃고 떠드는 모습이 얼마나 좋은지”라며 행복해했다.
아이들의 썰렁한 유머도 고현정에게는 최고의 웃음이 된다. “아이들이 ‘선생님 이런 얘기 아세요? 오렌지를 먹은지 얼마나 오랜지’ ‘지구에서 축구공이 가장 많은 나라는 남아공’이라는 유머를 한다.”며 “이런 이야기를 생각하다가 현장에서 자꾸 웃어 스태프들에게 주의를 받기도 한다.”고 깔깔거렸다.
주연 중 유일한 남자인 ‘오동구’ 역의 천보근을 아낀다. “개인적으로 보근이가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하면 질투가 나기도 한다. 그래서 내가 ‘나만 봐’라고 썰렁한 짓도 해본다.”며 웃었다. “앞으로 보근과 멜로가 생기지 않을까, 나 혼자만의 상상”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초등학교 때 ‘마여진’ 같은 교사를 만났다면, “덤볐을 것 같다.”고 답했다.
마여진은 냉혹함과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로 6학년3반을 장악한다. 학급의 모든 잡일은 꼴찌에게 맡기는 꼴찌 반장 제도를 시행하며 학생들의 반발을 사기도 한다. 드라마이지만 아이들이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몸에 좋은 약이 쓰지 않을까. ‘나는 애들에게 좋은 사람일 거야’라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한다. 너무 자극적이고 민감한 문제를 다룰 때는 걱정되기도 하지만, 경험 많은 배우들이라서 상처는 받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는 마음이다.
고현정은 “시청자들이 봐줬으면 하는 것은 마여진의 괴롭힘은 아이들 스스로 생각해서 문제를 풀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아이들 간의 갈등을 없애는 게 마여진의 바람이다. 아이들이 성년으로 가는 과정에서 마여진 선생이 독한 약을 줬지만, 이를 잘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여왕의 교실’은 뮤직비디오로 제작되기도 했다. 그룹 ‘샤이니’와 김향기·천보근·김새론·서신애·이영유를 비롯해 최윤영·리키김 등이 참여했다. 그러나 고현정은 출연하지 않았다. “춤을 못 춰서, 누가 될까 봐”라는 이유에서다.
학생들은 촬영하면서 가장 힘든 점으로 ‘수면 부족’을 들었다. ‘심하나’ 역의 김향기는 “공감되는 부분은 다양한 캐릭터와 수업 시작 전 선생님 오시면 후다닥 자리에 앉고, 시험 싫어하는 것”이라며 유쾌해했다. 김향기는 드라마에서 ‘왕따’다. “실제로 내가 ‘왕따’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면 무섭고 쓸쓸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마여진같은 교사를 만난다면, “무서워서 ‘하나’처럼 나서지 못하고 조용히 학교에 다니지 않을까”(김향기),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드라마처럼 개개거나 참고 사는 방법이다. 나는 참고 다닐 것 같다.”(천보근), “받아들이고 스스로 가꿔나가거나 전학을 가는 것이다.”(서신애), “나는 선생님이 조금 무서운 것이 좋다.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적당히 잡아주는 게 좋다.”(김새론), “피하기보다는 오히려 선생님에게 예쁘게 보이려고 노력할 것 같다.”(이영유)
이들은 드라마가 끝나면 친구들과 바닷가 등으로 놀러 갈 것이라며 벌써 계획을 세우고 있다. 탤런트이기 전, 어린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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