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복의 孝칼럼] 자살왕국
[최기복의 孝칼럼] 자살왕국
  • 최기복 충청효교육원장·성산 효대학원 교수
  • 승인 2013.07.11 1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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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6000명이 자살을 하는 세계 제1 위의 자살왕국…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육신의 털끝 하나라도 다치면 이를 불효로 여겼다. (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신체발부 수지부모 불감훼상)
예나 지금이나 자살은 불효의 극치다. 우리는 불효의 극치를 가는 사람의 점유비가 세계 1위의 나라다. 부모의 가슴에 자식을 묻는 행위를 서슴치 않는 사람 수가 그렇게 많다는 이야기다.
자살의 이유는 소외감이다. 소외감은 자신과 타인의 비교로부터 시작된다. 내 부모와 남의 부모를 비교하고 내 여자와 남의 여자를 비교하고 내 직업과 남의 직업을 비교한다.
나같은 놈 살아서 무엇에 쓴담, 나보다 훨씬 잘난 누구도 자살을 했는데. 국민의 사랑을 받던 최 모 배우도 자살을 했는데 어차피 죽어야 할 몸 먼저 죽는다고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산다는 이유를 아무데서도 찾을 수 없다. 얼마나 자기중심적 사고의 늪에서 허우적대면서 세상과의 조우를 스스로 차단하고 있는 것인가?
자신을 에워싸고 있는 사람들, 부모와 형제 이웃과 연인, 학연과 지연을 통해 쌓아온 우정으로부터 스스로 담을 쌓고 살면서 스스로를 길들여 온 사람의 선택이 자살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는 이승이 낫다’라는 속담이 아니라도, 세상에 태어난 것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이 없더라도 사회나 국가는 이 문제를 수수방관 하여서는 안 된다.
자살을 결정한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가 따뜻한 말 한마디 전하면서 눈빛 다정하게 어루만지면 100의 90은 자살을 포기하거나 살아야 할 이유를 찾으려 한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 스스로 외로움의 담을 쌓고 그 안에서 자살을 꿈꾸는 이들은 없는가. 함께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자살왕국의 오명을 벗기는 일은 사는 게 힘들다는 40대, 사는 것이 괴롭다는 황혼 세대들에게 다가가 그들과 소통하고 그들에게 미소를 머금게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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